중국, 영국에 고속철도 직접투자 제안

FT 보도 … 영국 정부 "환영"


중국이 영국 고속철도 건설에 직접투자를 제안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8일(현지시간) 중국 국영철도 기업 차이나레일웨이그룹이 지난해 12월 버밍엄 시의회에 서한을 보내 런던과 버밍엄을 연결하는 '고속철도 HS2(High Speed 2)' 사업 가운데 버밍엄고속철역에서 인근 공항 및 피터버러 등 인근 도시를 잇는 연결구간에 대한 투자 의사를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는 지난해 12월 초 대규모 경제사절단을 이끌고 중국을 방문해 시진핑 국가주석, 리커창 총리와 잇따라 회담하고 고속철·원자력발전·금융 분야에서 경제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당시 리 총리는 500억파운드(약 87조원)에 달하는 투자를 약속했다.

FT는 "영국 정부는 주요 고속철 노선을 정부 재정으로 건설하되 철도역과 그 외 다른 연관 프로젝트는 중국의 직접투자를 환영한다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영국 정부는 금융위기 이후 긴축재정을 실시하는 와중에도 고속철 건설에 적극적이었다. 현재 런던에서 유럽 대륙으로 연결되는 유로스타 외에 영국 내에는 고속철도망이 없는 상태다. 1단계로 런던과 버밍엄을 연결하는 구간을 오는 2026년 개통하고 2단계로 버밍엄에서 북서부 맨체스터, 중북부 리즈를 연결하는 공사를 2033년까지 진행할 계획이다. 1단계가 완공되면 런던~버밍엄 이동시간이 기존 1시간23분에서 49분으로 단축된다.

중국은 이 밖에도 영국 원자력발전소 건설, 맨체스터 상업지구 개발, 히드로공항 지분 인수, 템스강 오폐수 처리설비 투자 등에도 참여하는 등 영국 내 투자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중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 2012년 중국의 해외직접투자(ODI) 총액은 878억달러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으며 이 중 선진국 투자 비중은 66%에 달했다. 이 같은 변화는 재정여력이 부족한 선진국과 그동안 해외 원자재 채굴 관련 투자에 집중했던 중국 해외투자 방향 수정의 필요성이 맞아떨어진 결과로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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