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9월 7일] 공정한 경제사회로 가는 길


우리나라는 전쟁의 폐허를 딛고 세계 7위의 수출대국으로 눈부신 경제성장을 했다. 우리 경제발전 과정에서 국가의 한정된 자원을 시장경제에 맡기기보다는 정부가 주도해 소수의 수출기업들에 집중 배분해줬다. 정부의 각종 특혜와 지원을 받아왔던 기업들은 세계시장에서 선두를 다투는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해 국가 경제의 대들보 역할을 하고 있다. 든든한 대들보들이 받쳐주는 대한민국은 전보다는 훨씬 수월하게 기업가 정신이 고취되고 국민의 꿈이 실현되는 기회의 장이 됐어야 한다. 그러나 새로운 대기업이 탄생되지 못하고 있으며 금융위기를 신속하게 극복하고도 중소기업은 경영사정이 나아지지 않고 있다는 하소연을 한다. 대한민국이 대들보들로 꽉 차서 중소기업이 성장하기도 어렵고 국민이 꿈을 실현하기도 어려운 나라가 돼가고 있는 것 같아 걱정이다. 지난 7월부터 이명박 대통령이 친서민 정책, 공정한 산업생태계 구축, 대・중소기업 간 상생협력의 중요성을 강력하게 피력해왔다. 이에 대해 이명박 정부는 보수정권의 정체성을 상실했고 기회주의와 포퓰리즘에 빠져 있다는 비판이 있다. 친서민의 시대에서 서민의 정의가 모호하다는 지적도 있다. 헌법 제 119조에 의하면 대한민국은 첫째, 개인과 기업의 경제상의 자유와 창의를 존중하고 둘째, 균형 있는 경제성장 및 안정과 적정한 소득의 분배를 유지하고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하며 경제주체 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의 민주화를 추구한다. 또한 모든 대통령은 취임할 때마다 헌법과 법률을 수호한다고 선언하다. 즉 대통령은 경제주체 간의 조화와 균형적 성장이 이뤄질 수 있도록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을 방지해 공정한 시장경제를 확립할 책임이 있는 것이다. 공정한 경제사회의 구축을 하는 데 보수와 진보의 차이가 있을 수 없다. 헌법상의 공정한 사회에서 서민이란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의 남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모든 국민이다. 정부 정책은 공정한 경제사회를 위한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지나친 온정주의, 사회주의적 부의 재배분로 볼 수 있는 전시적 정책들을 남발해 공정사회 구축의 중요성이 훼손돼서는 안 된다. 정부 고위관료들은 공정한 경제사회에 대한 대통령의 진정성이 의심받지 않도록 국민과의 소통을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지난 선거에서 전달했던 국민의 바람을 잊지 말기 바란다. 정권은 짧고 경제력은 영원하다는 말을 무색하게 하는 지도자를 국민들은 너무도 오래 기다려왔다. 이 대통령이 모든 기업과 국민이 성장과 꿈을 실현할 수 있는 공정한 경제사회, 살아 있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해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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