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투자가들이 올해 아시아 주요 증시 가운데 국내 증시에서 가장 많이 주식을 순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외국인의 ‘셀(sell) 코리아’에 따라 국내 증시의 외국인 투자비중은 4년여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증권선물거래소가 14일 내놓은 ‘2008 상반기 아시아 증시 외국인 매매동향’에 따르면 국내 증시의 외국인 순매도액은 193억달러로 인도(-65억달러)와 대만(-36억달러)을 크게 앞서며 조사대상 8개국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외국인은 태국과 필리핀에서도 순매도를 기록했으나 일본에서는 35억달러어치를 순매수했고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서도 매수 우위를 보였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 증시 전체에서의 외국인 매도액은 ▦지난 1ㆍ4분기 170억달러 ▦2ㆍ4분기 135억달러어치로 총 305억달러의 매도 우위를 나타냈다.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은 5월에 8억9,000만달러를 순매수한 것을 제외하고는 지난해 6월부터 매월 순매도 행진을 이어가면서 총 499억달러어치(약 47조원)를 팔아치웠다.
외국인의 경우 최근 국내 시장에서 역대 최장기록인 26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하면서 유가증권시장의 비중을 현재 30.4% 수준까지 축소했다. 외국인의 국내 증시 비중은 2004년 4월 44.12%까지 오르며 최고치를 기록했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미국의 금융불안과 중국의 성장둔화 우려, 그리고 고유가에 따른 인플레이션 취약성 때문에 이머징마켓에서 투자자금을 빼내가고 있다”며 “특히 국내 증시는 풍부한 유동성과 높은 투자비중 때문에 더욱 빠르고 활발한 매도세가 이뤄지고 있고, 이는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