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수 대표주들이 제자리 걸음을 면치 못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 투자전략가들은 실적관련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안정적 내수 우량주들을 포트폴리오의 핵심 대안으로 꼽고 있지만 해당 종목들의 주가는 이런저런 부담요인으로 상승세와는 거리를 둔 모습이다.
거시지표상으로도 지난달 말 발표된 통계청의 산업활동동향 지표에서 소비재 판매액 증가세가 1월보다 둔화된 모습을 보인 것도 내수주에 대한 기대감을 낮추는 요인이 되고 있다.
◆ 롯데.신세계, 수익.성장성은 좋다는데.. = 내수주 움직임을 대표한다고 할수 있는 유통업계의 라이벌 롯데쇼핑[023530]과 신세계[004170]는 성장성과 수익성 양 측면에서 모두 호평을 받고 있지만 실제 주가흐름은 이런 평가와는 다른 모습이다.
롯데쇼핑의 경우 지난 주말까지 진행된 12일 연속 상승장 과정에서 장중 상장시초가인 42만원을 회복하는 '감격'을 누리기도 했지만 이는 그야말로 잠시였고13일 시장에서는 개장초반 약세를 보이다 오전 11시 현재 전날과 같은 40만4천원에머물고 있다.
신세계 역시 3월 초순 이후 1개월이 훨씬 넘는 기간을 43만∼44만대의 박스권에서 맴돌며 1월 말 기록했던 50만원대 주가의 기억이 가물가물해지고 있다.
물론 이 두 대표주에 대한 시장의 평가는 양호하다.
ABN암로는 12일 분석보고서에서 "롯데쇼핑은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유통업체가 될 것"이라며 목표가 45만4천원에 '매수'의견을 내놨고 한화증권은 신세계에 대해 "비용증가속에서도 매출 증가와 수익성 개선추세는 이어질 전망"이라며 `매수' 투자의견 과 목표가 53만2천원을 유지했다.
하지만 이들 종목은 까르푸 관련 불확실성이 투자심리 개선의 장애물로 작용하고 있다.
까르푸 인수전에서 롯데가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내 우선협상자 선정이 유력시된다는 관측이 나왔지만 당초 발표시한인 11일이 넘었음에도 협상자 선정이 가시화되지 않자 "갑작스런 상황변화가 생긴 게 아니냐"는 목소리까지 나오고 있다.
신세계 역시 까르푸를 롯데가 가져갈 경우 할인점부문의 절대우위가 축소된다는점에서 불리하다는 관측이 제기되며 주가의 발목을 잡는 모습이다.
◆ 기대만큼 크지 않은 실적모멘텀 = 여타 내수대표주들은 거시지표상 내수회복세가 아직 기대를 충족시켜줄 만한 형편이 아닌 상황에서 실제 개별 종목의 실적 역시 생각만큼 뚜렷한 개선세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는 관측이 부담요인이다.
하이트맥주[000140]의 경우 내수회복 수혜주이자 원화강세 수혜주, 월드컵 수혜주로 여러 테마가 겹친 종목이지만 주상품인 맥주의 판매는 기대에 못미친다는 소식에 영향받아 이 시간 현재 2.60% 하락한 13만1천원에 머물며 13만원선 수성이 쉽지않은 모습이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런 흐름을 반영, 13일 하이트맥주의 목표주가를 13만4천원으로 종전보다 6.3% 낮추고 맥주 내수판매 증가율 전망치도 5.3%에서 4.1%로 하향 조정했다.
태평양[002790]도 견조한 실적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대표 내수 종목군에 꼽히지만 1.4분기 이익모멘텀이 마케팅 비용부담으로 인해 크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되면서 주가는 지난 6일 38만원대를 고점으로 하락 반전, 이 시간 현재 전날대비 0.54% 내린 36만7천500원에 머물고 있다.
이밖에 CJ[001040]도 지난 주 후반 이후 하락흐름으로 돌아서 이 시간 현재 3.25%낙폭을 보이며 11만9천원대로 밀려났고 농심[004370]도 이달 초 27만7천원대를 고점으로 꾸준히 하락추세를 이어가며 0.19% 하락한 26만5천500원에 거래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