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TX건설이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데 대해 채권단은 STX건설이 강덕수 회장 개인회사라 지원할 수 없다고 밝혔다. 채권단은 국가경제에 미치는 영향이 큰 STX조선 등 그룹은 살려갈 계획이지만 건설은 추가로 지원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STX건설 채권단의 고위관계자는 26일 "건설은 강 회장 개인회사이기 때문에 그룹에서 지원할 수도 없고 채권단에서도 도움을 줄 수 없다"며 "워크아웃도 생각했지만 2금융권 대출이 많아 법정관리를 선택했다"고 말했다.
STX건설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강 회장과 특수관계인들이 지분의 62.2%를 갖고 있다. 나머지 지분은 ㈜포스텍의 소유다.
STX건설이 갖고 있는 금융권 여신은 약 2,0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우리은행이 주채권은행이다. 완전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회사 정상화를 위해서는 약 2,000억원이 추가로 필요했던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의 한 관계자는 "손실이 예상되지만 어쩔 수 없는 측면이 있었다"고 말했다.
STX건설의 법정관리에도 채권단은 그룹지원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 STX조선 채권단은 25일 6,000억원의 긴급자금 지원에 합의했다. 이미 집행된 1,500억원을 제외한 4,500억원을 26일부터 5월3일까지 지원할 계획이다. STX그룹 채권단의 한 고위관계자는 "STX건설을 제외한 STX그룹은 국가경제적인 측면이 크다"며 "산업은행에서 지원작업을 하고 있는데 추가적인 지원이 더 있어야 할 것"이라고 했다.
금융권에서는 STX조선이 채권단 공동관리(자율협약)에 들어가면서 강 회장 개인회사인 STX건설은 따로 살릴 방안이 없었을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다만 STX건설이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회사채와 기업어음(CP) 투자자들의 반발이 거셀 것으로 전망된다. 오너인 강 회장이 STX건설 회생을 위한 사재출연 같은 별다른 조치 없이 바로 법정관리를 신청했기 때문이다. 투자자들 입장에서는 투자에 대한 손실 가능성이 있어 불만이 클 수 있다. 특히 강 회장이 주력 기업은 살려가면서 개인지분이 절대적인 STX건설을 '꼬리 자르기' 식으로 버렸다는 비판이 가능하다. 금융계에 따르면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STX건설의 회사채와 CP 금액은 954억원에 달한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그룹 전체가 어려운 상황에서 강 회장이 움직일 수 있는 공간이 많지 않았을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STX건설 지분의 상당 부분을 갖고 있는데다 그룹주인인 강 회장에 대한 도덕적 비난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