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은행 자산 3조2,000억유로 매각해야 할 수도

2018년까지 바젤Ⅲ 충족 위해

유로존의 주요 대형 은행들이 오는 2018년까지 새로운 자본규제 기준인 '바젤Ⅲ'를 충족하기 위해 3조2,000억유로의 자산을 매각해야 할 수도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1일 한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영국 스코틀랜드왕립은행(RBS)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5년간 분석한 결과를 토대로 낸 보고서에서 "유로존 대형 은행들이 여전히 '대마불사' 상태에 있다"며 이같이 지적했다. RBS는 이들 은행이 바젤Ⅲ가 시행되는 2018년까지 각각 6,610억유로의 자산을 매각하고 470억유로의 신규 자본투자가 이뤄져야 할 것으로 전망했다.

또한 "2조6,000억유로의 자산을 매각해야 하는 소규모 은행들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클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유럽중앙은행(ECB)에 따르면 유로존 은행들은 이미 지난해 5월부터 모두 2조9,000억유로의 자산을 매각했다. 하지만 제임스 샤펠 베렌버그은행 애널리스트는 "유로존 경제에 여전히 많은 부채가 존재하며 이들 부채를 상각할 수 있을 정도로 자본이 충분하지 못하다는 게 문제"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나치게 자본건전성에만 집착할 경우 문제가 될 것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FT는 "계속되는 경기침체 이후 유로존 은행들이 신규대출 대신 부채비율 감소에 더 집중하는 게 유럽 전체의 경제회복을 방해할 수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고 전했다. 브리짓 간디 피치 책임관리자는 "부채비율만 갖고 수익성 여부를 판단하는 것은 자산에 더 많은 위험요소를 야기할 수 있다"며 "규제 당국이 은행들의 부채 규모에 집중하는 것은 방향을 잘못 잡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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