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10월1일로 예정된 LG카드와 신한카드의 통합회사 출범 작업이 LG카드 노동조합의 반발로 상당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LG카드 노동조합은 14일 “지난 11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쟁의행위 찬반투표에서 전체 조합원의 94.2%가 참가해 92.3%의 찬성률을 보였으며, 졸속 통합에 반대해 이재우 통합 신한카드사 사장 내정자의 취임 저지 운동을 펼치는 등 강력히 대응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LG카드 노조는 이날 “통합 신한카드사측은 인력 구조조정 수단이 될 수 있는 통합 인력개발(HR)제도 등을 전면 재검토하고 임금협상에 임해야 한다”며 “노조의 입장이 관철되지 않으면 신임 사장 취임 반대 및 통합 카드회사 사옥으로의 이전 거부는 물론 총파업도 불사하겠다”고 말했다. 김준영 노조 비상대책국장은 “회사측의 입장 변화가 없을 경우 내주 중반부터라도 파업에 들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사 양측이 내주 중반까지 인력정책 등에서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면 통합 작업이 상당한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노사의 가장 첨예한 쟁점은 지난 8월 20일 사측이 내놓은 통합HR 정책의 아웃플레이스먼트(outplacement) 제도. 이는 근무성적이 낮은 직원을 4단계로 나눠 재교육 및 재배치를 하자는 게 골자다. 노조는 이에 대해 “회사측이 인수 당시의 고용보장 약속을 어기고 인력구조조정에 나서는 것”이라며 전면 재검토할 것을 요구하고있다. 반면 회사측은 “성과가 낮은 직원에 8년에 걸쳐 재교육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지 인력구조조정이 아니다”라고 맞서고 있다. 노조는 또 회사측이 고정급 시스템을 성과급 체계로 바꾼 것에 대해 불만을 터뜨린다. 성과급으로 만들면서 사실상 기본급 삭감을 강요하고 있다는 게 노조의 주장이다. 반면 회사측은 “성과급은 인센티브 도입 차원에서 신한지주 등이 이미 도입하고 있는 시스템”이라고 반박한다. 노조는 임금협상 결렬을 이유로 지난 12일 중앙노동위원회의 ‘조정중지’ 결정을 받아놓은 상태라 사태 전개에 따라 언제든 파업에 돌입할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달 말부터 투쟁조끼 착용 및 출근전 통합반대 투쟁을 벌여오던 노조는 14일에는 오전 근무시간까지 통합반대 집회를 갖는 등 투쟁강도를 높였다. 금융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노사 양측이 통합 카드사 출범을 앞두고 인력정책 등에서 주도권을 확보하기위한 기(氣)싸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통합 자체를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 통합 이후 인사 및 임금부문에서 유리한 샅바를 잡기위한 신경전이라는 해석이다. 이에 따라 노사양측이 앞으로 협상 과정에서 후유증이 큰 파업은 피하는 대신 타협을 이끌어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