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고 덕분에…" 환헤지 안 한 日펀드 웃음꽃

1년 수익률 전체적 부진속 플러스 전환
전문가 "엔高 지속땐 좋을게 없다" 평가도


엔화 강세로 일부 일본 투자 해외 펀드에 웃음꽃이 폈다. 환 헤지를 하지 않은 일본 펀드가 엔고에 따른 환차익을 얻으면서 1년 수익률이 플러스로 전환된 것이다. 지난해 금융위기 당시 반토막 난 수익률이 올해에도 지속돼 '못난이' 펀드로 전락했지만 환헤지를 하지 않은 일부 일본 펀드는 엔고에 힘입어 오명을 벗게 됐다는 것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엔고가 지속되면 환헤지 여부와 관계 없이 일본 펀드에 좋을 게 없다고 보고 있다. 엔화 강세가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 좋지 않은 영향을 줘 결국 일본 주식 시장 전체의 부진으로 연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 환헤지 안한 일본 펀드 '엔고' 수혜= 16일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에서 판매 중인 일본 주식형 펀드(48개)의 1년 수익률은 -27.12%를 기록해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평균(2.39%)에 견줘 한참 뒤떨어지는 성적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미래에셋맵스재팬인덱스펀드(12.67%)와 하나UBS Japan펀드(9.56%), 삼성당신을위한N재팬펀드(2.56%) 등은 1년 수익률이 플러스를 기록해 일본 펀드 내 가장 우수한 수익률을 보이고 있다. 이들의 공통점은 환헤지를 하지 않았다는 점. 이 외에도 환헤지를 하지 않은 일본 펀드(삼성KODEX JAPAN ETF(-0.58%), FT재팬플러스펀드(-10.50%))들이 일제히 수익률 상위에 이름을 올려 놓고 있다. 이수진 제로인 펀드 애널리스트는 "일본 펀드가 대체적으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가운데서도 환헤지를 하지 않은 일부 펀드가 최근 엔화 강세에 따른 수혜를 입었다"고 설명했다. ◇ 엔고 지속시 일본 펀드 부정적= 일본 펀드 중 일부가 환차익에 따른 수혜를 입고 있지만 마냥 이를 긍정적으로 봐선 안 된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엔화 강세가 계속될 경우 결국 일본 수출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줘 일본 증시 전체가 침체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대열 하나대투증권 웰스케어센터 부부장은 "환율 관점만 놓고 본다면 환헤지 여부에 따라 수익률이 갈릴 수 있지만 엔이 지나치게 강세로 갈 경우 일본 기업들 실적에 부담을 주게 되고 일본 증시 전체가 안 좋아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또한 원화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어 현재의 엔고에 따른 수혜도 단기간에 그칠 것이라는 분석이다. 오대정 대우증권 자산관리컨설팅연구소 WM리서치팀장은 "엔화에 비해 원화가 더 강세를 보이면 엔화 투자의 효과가 없다. 블룸버그 컨센서스에 따르면 내년은 원화가 엔화에 비해 크게 강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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