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 눈앞… 국회는 '정보전쟁중'

여야 "정국주도권 잡을 기회" 자료수집등 총력
중앙부처·대기업등 피감기관선 "이슈화 막자"
국회에 직원 파견·질의서 사전 입수등 분주


오는 6일 시작되는 18대 국회 첫 국정감사를 앞두고 국회에서 정보전쟁이 한창이다. 10년 만의 정권교체로 공수(攻守)가 뒤바뀐 여야가 국감 증인ㆍ참고인 선정을 비롯해 국감 자료수집 등에서 우위를 차지하기 위해 정보탐색전에 뛰어들고 있다. 정치지형이 크게 바뀐 이번 국회에서 국감을 계기로 정국 주도권을 잡겠다는 여야의 전략이 충돌한 탓이다. 이 같은 정치권의 국감 준비 움직임에 피감기관인 중앙부처와 산하기관, 대기업 등의 로비활동까지 가세하면서 국회 내 정보전은 밤낮 없이 치열하다. 피감기관들은 해당 조직과 수장이 국감의 이슈로 떠오르는 것을 막기 위해 직원들까지 국회에 파견했다. 피감기관 직원들은 국회 본청의 각 정당 원내대표단 사무실과 국회의원회관을 오가며 소소한 정보라도 얻기 위해 분주하다. 국회에는 요즘 중앙부처 및 산하기관의 이른바 연락관과 주요 대기업 소속 국회담당부서 직원 등 줄잡아 1,000여명이 넘게 출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회, 자료수집과 증인채택 '전쟁 중'=여야 간 국감 준비 경쟁은 전쟁에 가깝다. 국감 증인채택에서부터 방대한 자료수집까지 한발 앞서는 정보를 얻기 위한 물밑경쟁이 불꽃을 튀기고 있다. 여야는 이번 국감을 전ㆍ현 정권의 실정을 부각시키는 자리로 인식하고 있다. 이에 따라 피감기관들로부터 자료를 수집하기 위한 여야 간 힘겨루기가 첨예하다. 집권당은 야당 입장에서 정부정책의 대안이 될 수 있는 자료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야당은 10년간의 집권당 경험을 살려 정부정책을 질타할 수 있는 자료수집에 몰두하고 있다. 그러나 피감기관들의 로비활동과 자료제출 비협조로 정보수집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위원회 소속 한 의원의 보좌관은 "의원들이 국감 기간을 자신을 알리는 가장 좋은 기회로 생각하기 때문에 의원 보좌진 입장에서는 피감기관들을 상대로 수준 높은 자료를 수집하는 데 총력을 다할 수밖에 없다"며 "여야 할 것 없이 보좌진 간 정보수집 경쟁은 전쟁에 가깝다"고 말했다. ◇대기업, 정보전 강자로 급부상=대기업들의 국회담당 부서는 1년 중 국감 기간에 가장 바쁘다. 자신이 속한 조직의 수장이 국감 증인으로 채택되거나 국감에서 자사에 불리한 자료가 공개되는 것을 저지하려면 국회 안팎에서 오가는 작은 정보라도 놓치지 말아야 하기 때문이다. 10대 그룹인 경우 많게는 20여명 안팎, 30대 그룹은 10여명 안팎의 국회 전담인력을 가동한다. 대기업들이 최근 중앙부처를 앞서는 정보전 강자로 급부상하고 있는 셈이다. 대기업 국회담당 부서는 회사의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 국회 여기저기를 휘젓고 다니며 정보수집에 나선다. 법안 진행상황과 해당 상임위 의원들의 성향을 분류해 매일매일 보고서를 작성한다. 특히 자신들의 조직과 관련한 이상기류가 있을 경우 즉시 회사에 보고하고 해당 상임위 보좌관들을 만나 설득한다. 상황이 위급해지면 최고위급에서 고공 로비활동을 시도하기도 한다. 국회에 출입하는 한 대기업 임원은 "자신이 속한 조직이 국감 기간에 이슈 대상에서 빠지도록 하는 로비활동의 성공 여부는 국감 관련 정보를 얼마나 빨리 파악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특히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종종 상대 기업에 불리한 정보를 흘리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전했다. ◇행정부처, 연락관 활용 국감 이슈화 저지=중앙부처와 산하기관들은 국회담당 연락관을 두고 상시 정보전에 뛰어든다. 기관마다 적게는 1명, 많게는 3명 안팎의 연락관을 두고 있다. 정부부처 등은 국회 연락관을 파견하는 명분으로 법안ㆍ정책 관련 해당 상임위원회와의 유기적인 협조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국회 연락관들은 국감 기간 중 소속기관이 거론되는 것을 막기 위해 사전에 정보를 습득하거나 소속 기관장의 국회 답변 준비를 위해 며칠 전부터 해당 상임위 의원들의 질의서를 미리 입수하는 역할을 하기도 한다. 한 중앙부처 연락관은 "소속부처 장관이 국회에 들어오는 날짜가 잡히는 순간부터 초비상 상황"이라며 "해당 상임위 의원들의 사무실로 찾아가 보좌진에게 질의서를 미리 입수하려고 온갖 애교를 떨어야 하고 국감 때 부처에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설명하느라 무척 힘들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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