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반부패 개혁의 칼날이 후진타오 전 국가주석의 최측근인 링지화 통일전선공작부장을 겨냥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링 부장은 후 전 주석의 비서실장을 지냈으며 정치국원 후보에 올랐으나 아들의 페라리 질주와 부인의 축재 의혹으로 좌천된 상태다.
20일 영국 BBC 등은 중앙기율검사위원회가 19일 링 부장의 형인 링정처 산시성 정협 부주석을 '엄중한 기율 위반'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발표했다고 전했다.
기율위가 구체적인 조사내용을 밝히고 있지는 않지만 일각에서는 당국의 이번 조치가 링 부장을 조사하기 위한 사전 조사로 추정하고 있다. 링 부주석은 산시성 양식청 부청장, 산시성 발전계획위원회 부주임 등을 거치며 부패에 연루됐으나 동생인 링 부장의 비호로 요직을 지켜왔다는 소문이 나돌아왔다.
링 부주석과 함께 두산쉐 산시성 부성장이 같은 혐의로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오른 것도 링 부장에 대한 '사정예고설'을 뒷받침하고 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가 분석했다. 한 성에서 동일한 시간에 고위 간부 2명이 당국의 조사 대상에 오르는 것은 이례적인 일인데다 산시성에는 최근 들어 '사정 한파'가 몰아치고 있기 때문이다.
링 부장의 세력기반으로 알려진 산시성에서는 지난해 말 제18기 3중전회 이후 23명의 전현직 고위간부가 낙마했다. 선웨이천 과학기술협회 당조서기 겸 상무부주석, 진다오밍 산시성 당위원회 부서기 겸 상무위원, 딩쉐펑 뤼량시장 겸 당 부서기 등이 포함됐다. 또 국가심계원의 특별감사를 받고 있는 중국 중앙TV방송국(CCTV) 후잔판 회장의 배후에 링 부장이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