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예가 여천(如泉) 정명숙(60)의 첫 개인전이 인사동 백악미술관에서 오는 9일까지 열린다. 정씨는 결혼 직후 “30년 후 50대 이후의 네 모습을 생각하며 인생을 꾸려가라”는 친정 아버지의 조언으로 처음 붓을 쥐었다. 이후 경복궁 ‘홍례문’, 창덕궁 ‘숙장문’ 등 현판 글씨로 유명한 서예가 소헌 정도준에게서 사사하며 20여 년간 자신만의 글씨를 다듬었다. 이번 전시의 주제는 ‘변화’. 작가는 “바꿀 수 없는 것을 받아들이는 평화, 바꿀 수 있는 것을 바꾸는 용기, 그리고 그 둘을 구분할 수 있는 지혜가 ‘변화’라는 큰 주제의 주축을 이룬다”고 소개했다. 정체된 한국 서예에 대한 변화의 시도, 해외경쟁력 제고를 주장하는 자리이기도 하다. 대작 ‘유지리산(遊智異山)’부터 ‘신독(愼獨)’, ‘상무욕이관기묘(노자 제1장)’ 등 총 48점이 전시된다. 한문은 전서부터 초서까지, 한글은 훈민정음을 바탕으로 한 고체부터 민체, 흘림체까지 두루 섭렵한 작품들이다. (02)734-42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