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기 후보자 결국 자진사퇴

청와대 후임 인선 착수…조무제ㆍ안대희 등 거명


정동기 감사원장 후보자가 전관예우 및 재산형성 문제 등으로 거센 여론의 역풍을 맞아 내정 12일만에 결국 낙마했다. 정 후보자는 이날 오전 서울 통의동 금융연수원 별관에 마련된 후보자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부족한 사람이 감사원장 후보자로 지명돼 각종 논란이 제기된 데 대해 그 진상이 어떻든 간에 국민 여러분께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며 “저는 오늘 감사원장 후보자 지위에서 사퇴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8면 여야의 사퇴압력을 받아온 정 후보자의 낙마로 감사원장이 청문회를 하기도 전에 중도하차한 것은 지난 2000년 감사원장에 대한 청문회가 도입된 이후 첫 사례로 남게 됐다. 아울러 그 동안 4개월 이상 끌어온 감사원장의 업무공백도 장기화가 불가피해졌다. 이와 관련, 정 후보자는 “이번 감사원장 후보자 지명을 계기로 저의 경력과 재산 문제뿐 아니라 개인의 모든 사생활이 정치적 이해에 따라 악의적으로 왜곡되고 철저하게 유린됐다”며 “청문회 없이 사퇴를 요구하는 것은 재판 없이 사형 선고를 하는 것과 다름없다”며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그는 또 “단 한 분의 청문위원이라고 계신다면 끝까지 청문회에 임해 제 진정성을 보여드리고 싶었다”며 “그러나 저 한 사람으로 인해 대통령에게 누를 끼치고 향후 초래될 국정의 혼란을 감안하니 차마 이를 고집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과의 연관 의혹에 대해 “결단코 총리실에서 조사한 사실이 민정수석실에 보고되지 않는다”고 재차 부인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정 후보자의 사퇴에 대해 크게 아쉬움을 나타낸 것으로 전해졌다. 홍상표 청와대 홍보수석은 “이 대통령이 수석들과 모인 자리에서 정 후보자의 사퇴 기자회견문을 죽 읽고 안타까움을 표시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정 후보자의 자진 사퇴에 따라 후임 인선작업에 착수했다. 새 감사원장 후보로는 도덕성과 자질 문제 등과 관련된 국민적 논란을 피해 갈 수 있는 인물이 우선적으로 고려될 전망이며, 조무제 전 대법관과 안대희 대법관, 이명재 전 검찰총장, 이석연 전 법제처장, 김경한 전 법무 장관 등이 거명되고 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정 후보자가 사퇴했으니 후임 인선에 착수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며 “감사원장 후보로는 이미 여러 인물들이 검증돼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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