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권 놓고 뜨거운 표대결 예고

지분 다툼 피씨디렉트·한국토지신탁 등 대거 포함
■ 21일 662개사 제2 슈퍼주총데이
CJ·KCC·효성 이사 선임안 국민연금 의결권 행사 관심


지난주에 이어 21일 두 번째 슈퍼주총일이 열린다. 특히 경영권 갈등을 겪고 있는 기업의 정기주주총회가 이날 몰려 있어 시장의 관심이 뜨겁다.

20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12월 결산 상장사 가운데 662개사가 21일 정기주총회를 개최한다. 이들 기업 가운데 유가증권시장 상장사가 339개사이며 코스닥시장 321개사, 코넥스시장 2개사다.

이날 주총을 여는 기업 가운데는 그동안 경영권 분쟁으로 시장을 뜨겁게 달구던 피시디렉트·한국토지신탁·동양수산·대창단조 등이 대거 포진돼 있다.

컴퓨터 및 주변장치 도매업체 피씨디렉트의 현 경영진은 스틸투자자문과 경영권을 놓고 표 대결을 벌일 것으로 전망된다. 스틸투자자문은 공태현 스틸투자자문 이사의 감사 선임안과 현 경영진의 해임안을 주총 안건으로 올려놓았다. 현재 스틸투자자문은 피씨디렉트 지분 39.24%를 확보했다. 서대식 피씨디렉트 대표 측이 24.58%의 지분으로 뒤처져 있지만 기타 소액주주 표의 행방에 따라 판도가 변할 수 있어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한국토지신탁 역시 최대주주인 엠케이인베스트먼트(37.56%)와 2대 주주인 아이스텀앤트러스트(31.88%) 간에 이사 선임 안건을 놓고 치열하게 맞서고 있다. 엠케이인베스트먼트는 최근까지 지분을 공격적으로 늘리면서 경영권 장악 의지를 강력하게 내비치고 있다. 현재 공석인 사내·사외이사 각 1명의 선임을 놓고 양측은 각각 자신들이 내세운 인물을 앉히겠다며 주총일을 벼르고 있다. 사내이사 후보에는 최윤성 엠케이전자 대표 등 4명, 사외이사 후보는 장필순씨 등 6명이 후보로 올랐다.

기계 업체인 대창단조 역시 소액주주들이 지배구조 단순화와 액면 분할을 요구하고 있어 이번 주총이 순탄하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스위스계 기관투자가 NZ알파인은 대창단조가 복잡한 계열사 지배구조 탓에 저평가 받고 있다며 주총 안건으로 계열사 인수 또는 합병 추진과 액면분할 관련 정관 변경, 감사 추가 선임 안건 등을 상정했다. 이에 대해 노르웨이 국부펀드(4.8%), 국내 페트라투자자문(7.8%) 등 국내외 기관투자가도 동조하고 나서 표 대결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대기업 주총의 경우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여부에 관심이 집중된다. 국민연금이 만도 이후 사내이사 후보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시한 곳은 없지만 이사회 참석률이 75% 미만이거나 재직 연수가 당해 회사 및 계열사를 포함해 10년 이상인 사외이사 후보에 대해 반대 의결권을 행사하기로 했기 때문이다. 현재 CJ와 KCC 등 일부 회사의 사외이사 후보가 이 기준에 해당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효성의 경우 조석래 회장과 장남인 조현준 사장이 탈세 및 배임·횡령 혐의로 기소된 상태에서 사내이사 재선임 문제가 걸려 있다. 국민연금은 효성의 지분 3.91%를 보유했다.

오는 28일에는 경영권 분쟁의 정점을 달리고 있는 유가증권시장의 신일산업과 코스닥 상장사인 우노앤컴퍼니의 주총이 예고돼 있다. 신일산업은 경영진과 적대적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는 황귀남씨가 사내 이사 및 감사 선임 문제로 힘겨루기를 하고 있으며 우노앤컴퍼니 역시 재미교포 식품유통업 사업가인 개인투자자가 회사 지분 10.25%를 확보하고 경영권 참여 여부를 밝힐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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