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전화부스, 전기차 충전시설로

서울시-KT링커스, 3~6군데 '나눔 카' 대상 시범운영 뒤 확대하기로


서울시내 공중전화부스 가운데 일부가 전기차 충전시설로 변신한다. 휴대폰 보급 확대로 점점 수요가 줄어드는 공중전화 부스를 활성화시키는 것은 물론 도심 곳곳에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확보해 시와 공중전화 운영업체가 '윈-윈(Win-Win)' 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6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KT링커스가 운영하고 있는 공중전화부스 가운데 자동차 정차 여건을 갖춘 곳 일부를 선정해 전기차 충전소로 활용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이번 방안은 공중전화 운영업체인 KT링커스 측이 먼저 시에 제안하고 시가 이를 받아들이면서 성사됐다. KT링커스는 시내에 전기차 충전시설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한 15개의 후보 부지를 시 측에 전달했으며 시는 검토를 통해 이 가운데 3~6군데를 선정해 우선 실시할 예정이다. 시와 KT링커스가 우선 설치를 추진하는 지역은 서울 광진구와 도봉구 영등포구청이다. 특히 시는 이곳 외에도 전기차 충전소 설치 확대에 대비해 최근 서울시 내 각 자치구를 비롯해 각 지역 도로사업소, 산하 미술관, 박물관 등 관계 기관까지 요청이 있을 시 도로 점유에 협조해달라는 공문을 전달했다.

이번에 설치되는 공중전화부스 전기차 충전시설은 우선 나눔카(Car Sharing)를 대상으로 시범운영하며 시는 시범사업의 성과에 따라 점차 확대해나갈 계획이다.

KT링커스는 이번 조치로 휴대폰 보급 확대 이후 입지가 줄어드는 공중전화부스 활용을 다시 늘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무인 공중전화부스는 1999년 15만3,000대까지 증가했으나 이후 이동전화 보급으로 수요가 줄면서 지난해 말 기준으로 7만대 초반 수준까지 감소했다.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이 가운데 월 매출 1,000원도 안 되는 공중전화가 5,500여대에 달하며 심지어 월 매출 0원인 공중전화도 백여개에 이른다. 서울시에 있는 약 4,700여대의 공중전화부스도 비슷한 상황이다.

공중전화부스를 전기차 충전시설로 활용하는 방안이 호응을 얻을 경우 설치 빈도와 지역의 범위가 넓어지게 되는 만큼 KT링커스 측도 이를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개발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KT링커스 관계자는 "현재 사업 모델을 개발 중으로 당장 공공가치를 높이고 고객들에게 더 질 좋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의미를 설명했다.

시 측도 공중전화부스를 활용해 전기차 충전 인프라를 보다 확대할 수 있다. 서울 시내 전기차 충전시설은 현재 아파트 단지나 공영주차장·공항 등 주로 공공장소 등에 설치한 것이 대부분으로 공중전화부스 이용이 늘어나면 도심 곳곳에 충전소를 설치할 수 있게 된다. 시 관계자는 "기존 이용 빈도가 적은 시설을 이용하면서 충전 인프라뿐만 아니라 도심지 공간효율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며 "현재 자치구와 협의를 진행하는 과정으로 자치구가 반대하지 않는 한 계획대로 추진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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