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 못쓰는 증시… 안전자산이 뜬다

만기 짧은 파생결합사채·중단기채권 등에 자금 몰려

갈 곳 잃은 시중 자금이 만기가 짧고 안전한 상품으로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가 힘을 쓰지 못하고 글로벌 증시도 변동성이 확대되자 안전자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것이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NH투자증권이 지난 20일부터 3일간 모집한 300억원 규모로 모집한 파생결합사채(DLB·원금보장형 파생결합증권) 'DLB333호'에 2,293억원의 돈이 몰려 청약경쟁률 7.6대1을 기록했다. 파생상품 청약경쟁률이 7대1을 넘어선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이 상품은 양도성예금증서(CD) 91일물을 기초자산으로 활용하고 3개월 후 만기 때 CD금리가 6%를 초과하지 않으면 연 2.5%의 수익을 돌려주는 원금보장형 상품이다. 조건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원금이 지급된다. 시중은행의 1년 정기 예금 금리가 2% 초반이고 일부 지방은행은 1% 후반의 이자를 지급하자 2%를 넘는 상품에 돈이 몰린 것이다.

이경수 NH투자증권 WM파생상품 부장은 "만기가 짧고, 시중은행 예금금리 보다 높은 수익을 내는 상품이라 자금이 몰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채권형 펀드들 중에서도 상대적으로 만기가 짧은 중단기채권이나 안전한 국공채에 투자하는 펀드로 돈이 몰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만기가 1년 이하인 경우 단기 채권, 1년 초과 및 3년 이하인 경우 중기 채권이라 불린다.

제로인에 따르면 올 들어 국내채권형 펀드에 순 유입된 1,499억원 중 만기가 비교적 짧은 중기채권형 펀드(601억원)와 국공채에 투자하는 우량채권형펀드(533억원)로 자금이 대부분 몰렸다. 개별 상품들 중에서도 국공채나 중단기채권를 편입하는 상품들이 자금 순유입액 상위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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