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중순 이후 국내 증시를 떠났던 외국인들이 최근 6거래일 연속 순매수로 돌아섰다. 외국인이 떠난 기간 동안 수급 버팀목 역할을 했던 기관은 매수폭을 줄이면서 차익실현에 나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전통적으로 지수가 박스권 상단까지 올라가면 기관의 환매욕구가 높아진다"면서 "외국인 수급도 일시적일 수 있는 만큼 코스피가 강하게 치고 올라가기는 힘들 것"이라고 분석했다.
코스피지수는 25일 유가증권시장에서 전날보다 1.67포인트(0.08%) 오른 1,980.21포인트에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은 이날 3,554억원을 사들이며 6거래일 연속 순매수 행진을 이어갔다. 외국인은 9월11일부터 11월17일까지 3조3,641억원어치의 주식을 팔아치웠지만 18일부터 이날까지 총 1조7,719억원을 사들이면서 순매수로 전환했다. 이 기간 동안 외국인은 삼성SDS(1조701억원)와 포스코(1,491억원), KCC(1,218억원), SK하이닉스(1,214억원) 등을 사들였다.
반면 외국인이 떠나있던 기간(9월11~11월17일) 동안 3조5,324억원어치를 사들이며 수급을 받쳐주던 기관은 최근 매수폭을 현격하게 줄이고 있다. 기관 가운데 연기금은 이틀 연속 순매도하며 1,123억원을 팔아치웠고 투신은 3일 연속(317억원) 순매도했다.
전문가들은 외국인이 돌아오면서 지수가 박스권 상단까지 치닫자 기관이 차익실현에 나서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이날 기관은 삼성SDS(-2,085억원), SK(-1,259억원), 우리은행(-1,098억원), 대림산업(1,083억원) 등을 팔아치웠다. 박형중 유진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금까지의 수급 패턴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은 반대의 모습을 나타냈다"면서 "하지만 경기부진과 엔화약세 등 외국인들이 국내 증시에 등을 돌렸던 요인들이 아직 해소되지 않아 최근의 외국인 수급은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의 수급이 삼성SDS에 집중돼 있어 수급주체로 돌아설지는 추세를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이다. 시장 전체가 아닌 삼성SDS 중심으로 바구니를 채우면서 외국인 수급이 지수를 밀고 올라가지는 못할 것이라는 얘기다. 외국인은 이날 전체 순매수 금액의 대다수인 3,336억원을 삼성SDS를 사들이는 데 쏟아부었다. 류용석 현대증권 연구원은 "표면적으로 외국인이 사들이고 있지만 종목을 살펴보면 삼성SDS의 비중이 절반을 넘어선다"며 "시장 전체를 대규모로 매수하고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