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사 10곳 중 7곳이 저금리가 장기화되면서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금융사 205개사를 대상으로 ‘저금리시대 장기화에 따른 국내 금융사의 대응전략’을 조사한 결과, 저금리시대로의 경영환경 변화가 수익성에 미친 영향에 대해 응답기업의 65.4%가 ‘악화됐다’고 답했다고 13일 밝혔다. ‘수익성이 개선됐다’는 응답은 8.3%에 그쳤고, ‘별 차이 없다는 반응’이 26.3%였다.
업종별로는 신용카드(100%)가 수익성이 떨어졌다는 답변이 가장 많았고, 이어 저축은행(85.4%), 은행(77.3%), 자산운용(72.2%), 증권(70.0%), 보험(56.8%) 등의 순으로 조사됐다.
대한상의는 “은행권의 수익성을 보여주는 순이자마진(NIM)은 2010년 2.32%에서 올해 2ㆍ4분기 1.88%까지 하락했고, 주식거래대금 감소로 증권업종의 자기자본이익률(ROE)도 계속 하락하고 있다”며 “대내외 경제여건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가운데 저금리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금융업 전반의 각종 수익지표들이 점점 악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저금리시대 진입후 사업전략 변화를 묻는 질문에는 ▦위험 최소화를 위해 보수적으로 자금운용을 한다(42.0%) ▦낮은 조달금리를 활용해 자산 및 수익확대전략을 구사한다(30.7%) ▦구조조정을 통해 비용절감을 한다(14.1%) ▦새로운 사업확장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13.2%) 등의 순으로 응답했다.
응답 기업의 68.3%는 ‘핵심사업에 역량을 집중하면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고 답했고, 사업다각화나 겸업화를 확대한다는 의견은 13.2%에 그쳤다.
저금리가 언제까지 지속될 것으로 보느냐는 물음에는 ‘최대 5년 가량 지속될 것’이라는 응답이 40.0%로 가장 많았고, ‘5년 이상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거나 ‘향후 고금리 시대로의 전환이 불가능할 것’이라는 답변도 각각 24.4%, 23.4%에 달했다. 저금리 장기화에 따른 대응책으로 기업들은 ▦신상품 개발, 해외시장 진출 등을 통한 수익구조 다양화(64.1%) ▦M&A 등을 통한 신규 사업분야 진출(22.1%) ▦협력형태 다변화(9.9%), ▦유통채널 확대(3.8%) 등을 들었다.
전수봉 대한상의 조사1본부장은 “앞으로도 저금리기조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금융권의 수익성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어 금융사들의 적정이윤 확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융사들은 핵심역량 강화를 위해 힘쓰는 한편 수익다변화 및 비용절감 등 이윤창출을 위한 노력을 병행하고, 금융당국도 금융사들에 대한 불필요한 시장개입을 자제하고 규제완화, 선진 인프라 도입 등 창조금융 발전을 위한 대책 마련에도 더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