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가 30여년 가까이 금지했던 연안 석유시추를 다시 허용하기로 했다. 30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31일 동부 델라웨어주에서 남부 플로리다주에 이르는 대서양 연안과 알래스카주 북부 연안에 대한 석유와 천연가스 시추를 허용하는 안을 발표했다고 보도했다. 플로리다주 서쪽의 멕시코만 동부 해안도 시추 허용구간에 포함된다. 이 안이 의회의 동의를 받아 최종 확정되면 1억6,700만에이커 규모의 동부 대서양 연안과 1억3,000만에이커에 이르는 알래스카 연안 등지에서 석유를 채굴할 수 있게 된다. 석유시추가 실제 이뤄지는 시기는 오는 2012년 이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내무부는 이들 지역에 미국이 3년간 사용할 수 있는 석유와 2년간 쓸 수 있는 천연가스가 매장된 것으로 추정했다. NYT는 이번 안이 ▦석유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 석유광구를 채굴회사에 임대해 재정수입을 늘리며 ▦석유시추를 통해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이처럼 공화당도 반길 만한 타협안을 내놓아 각종 개혁 드라이브의 장애물을 제거하고 높은 재정적자와 실업률에 대한 비판도 벗어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AP통신은 “오바마 대통령이 이번 안을 발판으로 삼아 공화당의 반대로 계류 상태인 기후변화법안을 신속히 통과시키길 원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환경보호단체들과 해당 주정부들이 즉각 반대입장을 밝힘에 따라 진통이 예상된다. 특히 환경단체들은 석유시추로 발생할 환경오염 및 어업 차질 등을 강조하며 오바마 대통령이 상원시절의 입장에서 완전히 돌아섰다고 비난했다. 미국은 지난 1981년 연방법을 제정하고 거의 대부분의 연안에서 석유 및 가스 시추를 금지시켰다. 2008년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공화당은 이 법의 폐지를 추진했지만 당시 상원의원이었던 오바마는 법 폐지를 반대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