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년간 거칠 것 없는 기세로 세계 각국의 철강, 자동차 회사들을 집어 삼켰던 인도의 타타그룹이 경기침체로 계열사에 긴축경영을 지시해 위기를 맞은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2일 현지 일간 힌두스탄 타임스에 따르면 타타그룹의 라탄 타타 회장은 최근 98개 그룹 계열사에 이메일을 보내 긴축경영에 동참할 것을 지시했다. 타타 회장은 "외국 기업을 인수하거나 영업부문의 일부를 사들인 기업들 가운데 일부가 자금동원과 영업에 필요한 신용 확보에 중대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유동성 위축 상황이 당분간 주요 문제로 남을 것이며 경기침체에 따른 소비 둔화도 우려된다"며 "이번 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면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계열사들에 전략적으로 아주 중요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추가적인 인수ㆍ합병 계획을 모두 중단하고 현재 진행중인 대출 및 투자 협의를 신속히 마무리해 현금을 확보하라고 지시했다. 이와 관련, 일부에서는 타타그룹이 최근 영국 철강회사 코러스와 재규어-랜드로버 등을 인수하면서 눈덩이처럼 불어난 부채가 금융위기와 신용경색, 실물 경기 침체 속에 경영에 엄청난 부담을 주고 있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월 코러스 그룹을 인수한 타타 철강의 은행권 대출은 지난 3월 현재 3,800억루피(약 10조5,000억원)로 1년여만에 15배나 불어났다. 또 지난 3월 포드로부터 재규어-랜드로버를 인수한 타타 모터스는 인수법인의 손실 때문에 올 상반기에만 3억8,300만달러(약 5,1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그뿐 아니라 올 연말로 예정됐던 세계 최저가 차 '나노'의 출시도 양산공장 건설이 주민들의 반대에 부딪히면서 연기돼 이에 따른 손실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추산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