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골디락스 경제' 끝나나

원자재값 약세따른 주가 급락으로 자신감 점차 사라져



미국에서 ‘골디락스(Goldilocks)’경제가 끝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금(Gold)과 머리카락(Lock)의 합성어인 골디락스는 고성장 속에서도 물가상승 압력이 크지 않은 경제 상황을 나타내는데,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 약세로 인해 촉발된 주가 급락으로 골디락스에 대한 자신감이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2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투자자들의 경제성장률과 인플레이션에 대한 우려 때문에 최근 뉴욕증시가 하락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1ㆍ4분기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8%로 비교적 높게 나타났으나, 지난 4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예상치를 0.1%포인트 웃돈 0.6%로 나타나면서 시장에 인플레이션 우려를 높이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상품 시장 변동성이 극단적으로 커지면서 투자자들의 자신감을 빼앗아가고 있다. 원자재 가격이 떨어진다는 것은 그만큼 인플레압력이 줄어들고 있다는 뜻이지만, 주식시장은 경제 악화의 ‘신호등’으로 이를 받아들여 글로벌 증시가 동반 급락하고 있다. FT의 투자담당 에디터인 필립 코간은 “투자자들이 ‘골디락스’에 대한 믿음을 잃고 있는 것이 문제”라며 “투자자들이 진정으로 두려워하는 것은 인플레이션이 아니라 중앙은행이 물가지표에 과민반응하면서 성장률이 둔화되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22일(현지시간) 뉴욕증시도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인플레이션 우려를 빌미로 기준 금리를 과도하게 올릴(Overshooting)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채 가격이 급등하고 주가는 하락했다. 투자자들이 보다 안전한 투자처에 몰리면서 국채가격이 크게 올라 10년 만기 국채수익률은 한때 4.986%까지 빠졌다가 5.04%에 마감됐다. 다우지수는 전일 대비 18.73포인트(0.17%) 하락한 1만1,125.33에 마감됐다. JP모건의 조지 쿠퍼 애널리스트는 “최근 경제 지표들은 정책 결정자들이 어려운 시기를 맞았음을 보여준다”며 “정책실수 가능성이 확연히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