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금융산업 도약 위한 자본시장통합법

한국 사회는 선진국형 사회구조로 변모하기 위한 혁신작업을 진행 중이다. 정책당국은 한국을 동아시아 금융허브의 중심지로 만들어 금융산업을 토대로 제2의 도약을 이루고자 한다.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은행ㆍ투자금융ㆍ보험을 3대 축으로 하는 금융권간의 격차가 어느 정도 해소돼야 할 것이다. 현재의 다원화된 경제환경에서 은행 중심의 단일 금융권만으로는 모든 경제 내ㆍ외적인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다는 것이 명약관화하다. 하물며 선진 외국 금융기관과의 경쟁은 더더욱 어려운 실정이다. 금융산업에서도 이제는 제조(상품개발)와 유통(상품판매)의 분리가 대세가 되고 있다. 미국ㆍ유럽과 같은 금융슈퍼마켓 개념이 도입되면서 금융회사에 종속되지 않는 독립된 형태의 판매조직 구축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머지않아 국내에도 금융 소비자들이 원하는 모든 상품을 슈퍼마켓에서 쇼핑하듯이 선택하는 시대가 올 것이다. 그런데 작금의 한국 금융 경쟁력은 어쩐지 의구심이 든다. 특히 부상하는 중국 금융산업과 밤낮없이 움직이는 상하이 황푸강의 화물선을 바라볼 때 과연 우리의 경쟁력은 어디에 있으며 어디를 향하고 있는가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금융권의 경쟁력을 확충하기 위해서는 각 금융권의 균형된 발전을 통해 각 부문에서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기반으로 시너지 효과를 창출해야 한다. 금융산업도 국가 경제의 커다란 기반산업이다. 지식 기반산업의 도약 없이는 선진국의 반열에 오르기는커녕 동아시아권역에서도 패권을 차지할 수 없을 것이다. 지금은 지난 98년 경제위기의 뼈아픈 경험을 토대로 미래 지향적인 제도개혁을 통해 금융산업의 도약을 이룰 때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화두이자 대안으로 떠오른 것이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자본시장통합법)이다. 오는 2008년 시행 예정인 자본시장통합법에 각 금융권이 각인각색의 반응을 보이며 모든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자본시장통합법은 금융소비자의 주권을 강화하고 과감하게 규제를 개혁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금융인들 모두에게 의미하는 바가 크고 미래에 대한 기대감도 갖게 한다. 하지만 지금까지의 상황을 보면 법안을 둘러싼 논의가 각 금융권의 밥그릇 싸움으로 번지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급변하는 금융산업 환경변화에 대처하고 세계적인 한국의 은행ㆍ투자금융사ㆍ보험사들이 탄생할 수 있도록 각 금융권은 대승적인 시각에서 자본시장통합법을 바라보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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