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리 명판이 대리석으로 바뀌는 사연

생계형 절도범 기승에 '고육지책'

최근 구리값이 상승하면서 다리에 붙은 명판을 뜯어내 훔쳐가는 생계형 절도가 늘자 건설교통부가 다리 명판을 동판 대신 대리석으로 만들기로 했다. 건설교통부는 최근 다리 이름과 다리에 대한 설명을 적은 동판을 뜯어내 훔쳐가는 절도 사례를 막기 위해 '교량 교명 및 설명판 보전 방안'을 마련, 각 지방청과한국도로공사 등에 시달했다고 24일 밝혔다. 현재 다리 명판과 설명판은 주로 청동으로 만들어지고 있으며, 시공비 절감을위해 접착제로 부착돼 있어 적은 완력으로도 쉽게 떨어져 절도범들의 표적이 돼 왔다. 이에 따라 건교부는 새로 만들어지는 다리에는 명판과 설명판을 아예 동판이 아닌 대리석으로 제작하고, 기존 다리의 동판은 볼트로 조인 다음 용접을 하도록 했다. 대리석으로 시공하면 명판 1개당 28만원 정도가 들어 동판으로 만들 때보다 5만원 정도씩 더 들어가지만 명판 훼손 사례를 막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입장이다. 건교부가 4월말 집계한 바에 따르면 전국의 다리 명판 754개와 설명판 980개가 도난당해 4억3천400만원의 피해가 발생했다. 절도 사례는 경북 포항에서 명판 174개, 설명판 193개가 도난당해 가장 피해가큰 것으로 나타났고 이 외에도 전남 순천, 경남 진영, 경북 영주 등 전국에 걸쳐 동판 도난 사례가 발생한 것으로 파악됐다. 건교부 관계자는 "최근까지는 다리 동판을 뜯어가는 도난 사건이 발생하지 않아다리 설계 기준에 설치방법에 대한 별도 규정이 없었다"며 "교명판을 용접하거나 아예 대리석으로 만들어 버리면 절도범들도 용접 기구를 쓰지 않고는 동판을 훔칠 수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