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지도부가 20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당의 대선패배와 관련, 국민들에게 반성과 감사의 뜻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손용석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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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신당 "쇄신"이냐 "단합"이냐
대선 참패 대응책 마련 고심쇄신론 "내년 총선 대비 지도부 2선 후퇴"단합론 "공동지도체제 구성, 당 분열 방지"
민병권 기자 newsroom@sed.co.kr
대통합민주신당의 정동영 후보와 지도부가 20일 서울 당산동 당사에서 열린 선대위 해단식에서 당의 대선패배와 관련, 국민들에게 반성과 감사의 뜻으로 고개를 숙이고 있다. 손용석기자
'쇄신이냐 단합이냐.'
대선 참패의 충격에 빠진 범여권이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범여권 각 당이 워낙 큰 격차로 한나라당에 패배한 만큼 특단의 대책 없이는 총선 이전까지 존립마저 장담할 수 없는 상황. 다만 선거 패배의 책임을 현 지도부와 대선후보 측이 짊어지고 가느냐 당내 각 계파들이 분담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처방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전자의 경우라면 '쇄신론', 후자의 경우라면 '단합론'으로 가닥이 잡히게 될 전망이다.
◇민주당이 먼저 불 댕긴 '쇄신론'=쇄신론은 현재의 지도체제에 대한 전면적인 물갈이를 의미한다. 범여권 각 당의 대선후보와 지도부가 선거 참패의 책임을 지고 2선으로 물러나지 않으면 내년 4월 총선에서도 완패할 수 있다는 것이다.
범여권 중 가장 먼저 쇄신의 불을 댕긴 것은 민주당이다. 민주당은 20일 열린 최고위원-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에서 최고위원 전원 사퇴를 결의했다. 박상천 민주당 대표도 이날 사퇴 입장을 밝혔으나 지도부 공백이 우려돼 일단 반려됐다. 민주당은 대신 '당 쇄신 특별위원회'를 구성하기로 하고 전당대회 조기 개최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 대선후보였던 이인제 후보도 이날 백의종군 의사를 표명했다.
대통합민주신당 내에서도 일부 초ㆍ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쇄신론이 불붙고 있다. 마침 대통합민주신당은 내년 1월27일을 전후로 전당대회를 열고 지도부를 새로 구성한다. 그러나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신당의 경우 정동영계, 이해찬계, 손학규계, 김한길계, 민주당 탈당계, 김근태계, 시민단체계 등이 아슬아슬한 지분 구도로 동거하고 있다. 따라서 쇄신이 자칫 계파별 지분다툼을 일으키면서 분당사태를 촉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창조한국당의 경우는 쇄신론이 더욱 쉽지 않다. 창조한국당은 두자릿수 대선 득표율 달성에 실패해 90억원대로 추산되는 선거비용을 한푼도 돌려받지 못했다. 재정난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이런 와중에 창당자금과 대선자금을 대부분 가산을 털어 자력으로 충당했던 문국현 당 대표가 2선으로 퇴진한다면 당 해체로 이어질 수도 있다.
◇공동지도체제 염두에 둔 '단합론'=이에 따라 신당 내에서는 단합론이 조금 더 힘을 얻고 있다. '이명박 특검'과 '삼성 특검'도 신당의 당력을 결집시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이명박 특검은 내년 2월 하순까지 진행되므로 신당이 1월 하순의 전당대회를 무사히 넘길 수 있는 호재로 삼을 수 있다.
이 경우 신당은 비상대책위원회체제나 집단지도체제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다. 각 계파의 대표 인사들이 공동 지도부를 구성하는 것이다. 중립성향 계파에서는 손학규 전 경기지사, 정세균 의원이 차기 지도부 인사로 거론되고 있다. 한명숙 의원도 친노계열이면서도 중립적 성격이 강해 유력 인물로 물망에 오른다. 정동영 후보 진영에서는 정대철ㆍ이용희ㆍ김한길 의원, 친노진영에서는 이해찬ㆍ강금실 의원 등도 입에 오르내린다.
다만 공동지도체제는 당내 갈등의 폭발을 잠복시킬 뿐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열린우리당 시절에도 비대위가 수차례 가동됐었지만 당력 소모를 막지는 못했다. 따라서 중립적이면서도 고른 신망을 받고 있는 인물에게 지도력을 집중시켜 총선을 정면 돌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입력시간 : 2007/12/20 18: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