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종 대표주'엇갈린 주가'

포스코·국민銀 올들어 상승률 10% 넘어
삼성전자·유한양행·SKT는 큰 폭 하락세
"IT업종 공급과잉 등 시장구조 변화 반영"


올들어 증시의 매수세가 특정 업종으로 쏠리면서 업종대표주들의 주가 흐름도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최근 급등세를 타고 지난해 말보다 두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하고 있는 종목들이 있는가 하면 10% 이상 급락한 종목들도 속출하고 있다. 11일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의 19개 업종대표주 가운데 올들어 지난 9일 현재까지 코스피지수 대비 높은 수익률을 올린 종목은 POSCO, 국민은행, SK, 삼성화재, 두산중공업, LG패션, 현대차, 아세아제지 등 7개에 불과했다. 이 가운데 POSCO와 국민은행은 지난해말보다 13.1%, 12.4%의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고 SK도 화학주 강세와 함께 9.5%나 약진했다. 이는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가 0.5% 뒷걸음질 친 것을 감안하면 양호한 성적이다. 하지만 삼성전자와 유한양행 등 나머지 업종대표주들은 큰 폭의 하락세를 보여 투자자들에게 실망을 안겨주고 있다. 명실공히 ‘한국대표주’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말보다 4.6%나 미끄러지면서 여전히 58만원대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의약품 대표주인 유한양행과 비금속광물업종 가운데 최대 종목인 쌍용양회는 올들어 각각 12.9%, 12.8%나 주가가 빠졌고, 대표 통신주인 SK텔레콤도 11%의 급락세를 보였다. 음식료와 유통 대표주 CJ와 롯데쇼핑도 각각 8%, 7%의 낙폭을 보였다. 이처럼 업종대표주의 희비가 엇갈리는 것은 1월의 가파른 조정 이후 은행 등 일부 업종으로만 매수세가 몰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보다 근본적으로는 국내 증시의 저변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가 반영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국내 증시를 지배해 오던 전기전자 업종은 제품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 여파로 장기 부진에 빠진 반면, 안정된 수익과 저평가 메리트를 갖고 있는 금융업종은 외국인들의 집중적인 관심 속에 시장에서의 입김이 날로 커지고 있는 상태. 금융업종의 시가 총액은 전기전자업종과의 차이가 100억원에 불과할 정도로 간격이 상당히 좁혀졌다. 이종우 한화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의 구조가 큰 변화를 겪는 과정에서 주요 업종대표주간에도 주가 차별화가 진행되고 있다”며 “이제 무조건 업종대표주에 투자하면 안정적인 수익률을 올린다는 것은 옛말이 됐다”고 지적했다. 이 센터장은 “특히 일단 공급과잉 상태에 돌입한 IT업종은 2010년이 돼야 회복될 전망이어서, 삼성전자의 70만원 돌파도 당분간은 어려울 것”이라며 “시가총액 1위 자리는 지키겠지만, 이제 과거처럼 규모와 수익성을 모두 갖춘 진정한 대표주로 보기는 어려워진 실정”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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