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기업들 "중국 대규모 인프라투자 고맙다"

중국내 굴삭기 판매 급증·철강 수요확대등 '특수'

경기 부양을 위한 중국정부의 대규모 인프라 투자 등이 해외 수요로 연결되면서 미국 기업들이 톡톡한 수혜를 보고 있다고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30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타이어, 굴착기 등 제조업체부터 패스트 푸드 업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기업들이 5,850억달러에 달하는 중국 경기부양책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전했다. 미 중장비 생산업체 캐터필러의 제임스 오웬스 최고경영자(CEO)는 "중국 내 굴착기 판매가 올 초까지 급락했었지만, 최근 몇 달 새 기록적 수준으로 급증했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에서도 경기 진작을 위한 인프라 계획이 있지만 중국의 경기부양 조치는 훨씬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웬스 CEO는 "미국의 9개월이 중국의 9주일과 비슷한 것 같다"고 말했다. 철강업계에도 중국 특수를 누리고 있다. 미국 철강업체들은 내수 시장에서 자동차나 건설업계의 부진으로 타격을 입고 있지만 중국 정부가 건설 투자를 확대하면서 해외 수요가 늘고 있다. 세계 최대의 철강업체인 아르셀로 미탈의 락시미 미탈 CEO는 "중국의 경기부양책이 철강 수요를 다시 견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굿이어 타이어의 로버트 키건 CEO도 지난달 중국 내 자동차 판매가 기록적 수준으로 늘어나면서 타이어 매출도 긍정적인 징후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심지어 KFC와 피자헛 체인의 모회사인 '염 브랜즈(Yum Brands)'는 올 들어 1ㆍ4분기에 중국 내에서 98개 점포를 신규 개설했고 올해 안에 최소한 475개 점포를 열 계획이다. 중국의 1ㆍ4분기 인프라 투자는 작년보다 102%가 늘어났다. 미국 제조업연맹(MAPI)의 이코노미스트인 대니얼 멕스트로스는 "닷컴 거품의 붕괴후 미국이 세계 경제를 성장시키는 엔진으로 작용했던 것처럼 중국이 세계 경제를 심각한 침체에서 탈출시켜 줄 것이라는 희망이 있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