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미수출 부진, FTA로 극복 가능"

LG경제연구원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로 최근 부진에 빠진 대미(對美) 수출이 다시 늘어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22일 '한미FTA의 경제적 의미와 협상 포인트' 보고서에서 "한국과 미국의 수출구조가 점차 비슷해지면서 양국 교역이 줄고 있으나, FTA를 체결할 경우수출 유사성이 높더라도 오히려 교역이 증가할 수 있다"고 밝혔다.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간 수출유사성 지수는 지난 1990년 0.40 수준에서2000년에는 0.53수준으로 높아졌다. 이처럼 수출구조가 비슷해지면서 양국의 무역관계는 점차 '상호 보완'에서 '경쟁'으로 바뀌고 교역의 필요성 자체가 줄고 있다. 실제로 지난 95년 3.25%였던 미국수입시장내 한국 제품 점유율은 지난해 2.62%로 낮아졌다. 1970년부터 2000년까지 200여개 국가의 품목별 무역 데이터 등을 분석한 결과에서도 수출구조가 10% 더 비슷해지면 무역이 0.3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FTA가 체결된 경우에는 상황이 달라진다. FTA 회원국간에는 수출유사성이 10% 높아지면 오히려 교역 규모가 8% 정도 늘어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원은 FTA로 관세.물류비용 등의 거래비용이 줄면 생산성 높은 기업 제품이상대 국가의 낮은 생산성 기업을 쉽게 대체할 수 있어 교역이 증가한다고 밝혔다. 두 나라 A와 B의 자동차 가격이 각각 1천만원, 1천200만원일 때 FTA가 없다면관세 등 거래비용이 가격 차이를 상쇄, 교역 성사가 어렵지만 FTA가 체결되면 상황이 바뀐다는 설명이다. FTA를 통해 기술과 지식의 누출과 공유가 빈번해지는 것도 교역 촉진 요인으로거론됐다. 연구원은 이와함께 향후 한미FTA 협상에서 미 연방법과 주(state) 법안 등을 면밀하게 분석, 우리가 요구할 부분에 대한 전략을 세우고 국내 경제주체들의 합의를 끌어내는데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조언했다. 또 내년 7월 만료되는 미국 행정부의 신속협상권한(TPA) 등을 의식해 불필요하게 협상을 서두르거나 FTA 수혜자와 피해자를 섣불리 예단하는 일은 삼가야 한다고 연구원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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