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은기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 인터뷰 국가브랜드위원회. 글로벌시민분과위원장. "나가자, 싸우자, 이기자를 외치던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이제는 꿈과 사랑, 아름다움과 매력을 어필할 때입니다." 윤은기(사진) 서울과학종합대학원 총장은 요즘 '브랜드'에 푹 빠져 있다. "항상 브랜드를 생각하자"면서 '플러스 B(브랜드의 약자)'를 외치고 다닐 정도다. '시(時)테크 이론'을 정립한 유명 경영컨설턴트이기도 한 그는 "초일류기업이란 매출이 많은 기업이 아니라 매력이 넘치는 기업"이라며 "브랜드는 해당 기업에 대해 느끼는 매력ㆍ호감도ㆍ신뢰도 등을 총칭하는 개념"이라고 정의한다. 윤 총장은 "국가적 관점에서 보더라도 국력의 전통적 요소인 군사력이나 경제력 등 하드파워보다 국가의 품격ㆍ이미지를 나타내는 소프트 파워가 중요시되는 추세"라고 말했다. 이는 기업에도 해당된다. "'정신일도하사불성'이나 '파이팅'같이 호전적이고 패기 넘치는 슬로건보다는 '사랑해요 OO' '기쁨주고 사랑 받는 OOO' 등과 같은 인도주의적이고 따뜻함이 묻어나는 문구가 사람들의 마음을 움직이지요." 그는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내가 그 나라 국민에 대해 좋은 감정을 가졌는지, 그 나라에서 살고 싶은지, 그 기업의 제품을 사고 싶은지 생각해보면 브랜드 가치가 나온다"고 말했다. 윤 총장은 "중견기업들의 수출제품이 해외에서 제 값을 받지 못하고 뉴욕의 고급 레스토랑에 갔을 때 한국에서 왔다고 하면 구석 자리로 안내하는 것을 보면 우리의 브랜드 가치가 저평가됐다는 걸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브랜드 가치를 높이자는 것은 제 값 받고 물건을 팔고 제대로 된 사람 대우를 받자는 얘기"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과 한국 기업들은 많은 매력을 가졌지만 이를 대외적으로 알릴 만한 전략이 부족했다"고 지적했다. 심리학을 전공한 그는 '어트랙션 패러다임'이라는 심리학 용어로 매력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매력 있는 대상에게 사람들이 호감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려는 현상을 나타내는 말입니다. 매력을 느끼면 문제점이 생겨도 부정적으로 여기기보다는 좋게 봐주거든요. 따라서 매력이 있으면 상대방이 우호적으로 나오고 내 협상력은 높아집니다." 매력을 높이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반(反)매력을 제거하는 일이다. 윤 총장은 2차 세계대전을 일으킨 전범국 독일과 일본이 전세계인들로부터 이미지가 좋은 나라로 꼽힌 사례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영국 BBC방송이 지난해 4월 세계 34개국 1만7,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이미지가 좋은 나라' 조사에서 독일과 일본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전범국의 이미지에서 벗어나기 위해 적극적으로 글로벌 원조에 나섰고 질 높은 '메이드 인 저머니' '메이드 인 재팬'을 내세워 이미지 개선에 성공했다. 이웃 국가인 우리가 반드시 배워야 할 부분이다. 그는 요즘 기업 차원을 넘어 대한민국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도 일조하고 있다. 올 초 출범한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시민분과위원장을 맡아 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