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남양주 별내신도시 내 '메가볼시티' 조성사업이 지난달 2,730억원 규모의 자산유동화증권(ABS) 발행이 이뤄지면서 본궤도에 올랐다. 총 사업비 1조원 규모의 공모형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인 메가볼시티 프로젝트는 부동산경기 침체로 사업자가 토지대금을 내지 못해 장기 표류했지만 정부가 중재에 나서 우여곡절 끝에 사업 정상화를 이루게 됐다.
하지만 비슷한 처지에 놓여 있던 다른 공모형 PF 사업은 좌초 직전의 위기에 몰려 있다. 발주처와 사업자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사업 청산에 대한 우려가 점차 커지는 분위기다
5일 국토해양부와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열릴 예정이던 공모형 PF 조정위원회가 이달 28일로 연기됐다. 국토부와 위원회는 지난달까지 경기 파주 운정 복합단지(유니온아크)와 광명역세권 복합개발(엠시에타) 등 2건에 대해 조정안을 마련해 사업 추진 여부를 최종 확정 지을 예정이었지만 발주처와 사업자가 핵심 쟁점에 대한 합의점을 찾지 못해 사실상 조정에 실패했다.
파주 운정 복합단지개발을 위해 만든 프로젝트금융투자회사(PFV)인 유니온아크는 당초 3개 블록을 개발하려던 방침을 바꿔 1개 블록으로 사업 규모를 축소하고 주요 시설 중 상업ㆍ숙박시설을 짓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유니온아크 측은 특히 발주처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토지비 할인을 요구하고 있다. 유니온아크 관계자는 "현 토지비 수준으로는 사업성이 없기 때문에 할인을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LH는 토지비 할인은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LH의 한 관계자는 "이미 토지를 공급 받은 다른 업체와의 형평성 때문에서 토지비 할인은 곤란하다"고 밝혔다.
광명역세권 복합단지개발사업은 당초 아파트와 오피스텔ㆍ오피스ㆍ호텔ㆍ대형마트 등이 들어설 계획이었지만 부동산경기 침체로 상업시설 개발이 여의치 않자 일단 1단계로 아파트를 먼저 짓고 호텔과 오피스 등은 2018년부터 2단계로 건립하기로 사업 조정이 이뤄진 상태다. 하지만 LH 측이 2단계 사업 토지비 잔금 납입에 대한 지급보증을 요구한 반면 엠시에타 측은 이에 난색을 보이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총 1조2,449억원 규모의 광명역세권 복합단지개발사업의 토지비는 3,366억원으로 엠시에타는 이 중 계약금 10%만 납입한 상태다. 엠시에타개발의 한 관계자는 "지급보증서를 새로 끊으려면 수수료만 50억원이 필요한데 자본금을 모두 소진한 상태에서 추가 자금 투입은 힘들다"는 주장이다. 반면 LH 측은 "토지비 지급보증 요구는 최소한의 안전장치"라는 입장이다.
이처럼 공모형 PF 사업이 정부 차원의 중재에도 불구하고 답보 상태에 놓이면서 이미 수백억원대의 자금을 투입한 건설사들의 금전적 손실도 계속 불어나고 있다.
김현아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사업성이 없는 공모형 PF는 시간을 끌기보다는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규모와 계획을 바꿔 새로운 계약을 맺는 것도 한 방법"이라면서 "조정위원회 역시 위상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