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기업 기살리기 朴 불심잡기

李 “기업인, 대통령에 직접 전화걸수 있어야”
朴, 해인사 방문 조계종 종정 법전스님 면담

한나라당 대선주자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4일 “기업인이 대통령과 직접 휴대폰으로 통화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은 이날 시흥상공인 초청 강연에서 “최근 해외출장에서 두바이, 인도 통치자인 셰이크 모하메드, 압둘 칼람이 휴대폰으로 실무자의 보고를 받는 것을 보고 놀랐다. 결국 지도자의 사고만 바뀌면 가능하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그는 “나는 권력을 잡겠다고 나온 게 아니라 국가의 CEO가 되겠다는 것이다. 이 자리에 계신 분들이 거침없이 휴대폰으로 대통령과 통화할 수 있어야 한다”며 “우리 정치와 행정부는 모두 기업이 잘되도록 돕는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전 시장은 “우리나라에서 최고의 대우를 받아야 할 사람은 기업인들이다. 정치에는 30~40년 전 행태가 그대로 남아 있는데 그 와중에 그나마 기업인들이 잘해서 이 정도가 된 것”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하지만 “기업인들 가운데 존경을 받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며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을 언급했다. 이 전 시장은 이밖에도 “부자를 인정해주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며 “기업 상속세 문제도 국민이 납득하고 국민 경제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차기 정권에서 심각하게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당내 라이벌인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불교 조계종 종정 법전 스님을 면담했다. 그는 이날 경남 합천 해인사를 방문, 비공개로 법전 종정을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종정은 조계종 최고의 정신적 지도자로 박 전 대표 측이 지난 3월 재추대 직후 법전 종정을 만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 이날 면담이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박 전 대표 측은 “오래전부터 잡혀 있던 약속이며 정치적 의미는 없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당내에서는 박 전 대표가 ‘불심(佛心) 잡기’에 신경을 쓴 결과가 아니냐는 시선이 많다. 이 전 시장이 다소 기독교 이미지가 강해 박 전 대표가 불교계의 지원을 업을 경우 추격전에 적잖은 도움이 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는 이날 오후 강재섭 대표 주재로 당사에서 만나 당 화합과 개혁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로 합의했다. 다만 경선룰 협상 등 민감한 주제는 실무 차원으로 넘기고 이날 의제로 다루지 않았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