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산업 흔들리면 국가경제도 치명타" 대표적 수출기업… 경영차질땐 경제적 파장 심각 "환율 폭락·고유가·日·中약진등 경제상황 고려를"
입력 2006.04.25 17:39:15수정
2006.04.25 17:39:15
그동안 검찰 수사를 지켜보며 행동을 자제하던 경제5단체가 자칫 오해를 살 수도 있는 ‘정몽구 현대ㆍ기아차 회장 구하기’에 팔을 걷어붙이고 나선 것은 한국 자동차산업의 뿌리가 흔들릴 수 있다는 절박감에서다.
대표적 수출기업인 현대ㆍ기아차는 이제 막 ‘글로벌 톱5’를 향한 발걸음을 떼기 시작한 단계. 자칫 총수 구속이라는 ‘치명타’를 입을 경우 그동안 해외시장에서 어렵사리 쌓아놓은 브랜드 이미지와 대외신인도가 한순간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다.
특히 일자리 유발효과가 어느 업종보다 높은 자동차산업이 흔들리게 된다는 것은 ‘현대차만의 위기’가 아닌 ‘한국 경제 자체의 위기’로 다가오기 마련이다.
◇“대내외 여건 너무 나쁘다”=경제5단체장이 ‘MK 구하기’에 발벗고 나선 것은 현대차 사태를 더 이상 방관하다가는 자칫 되돌리기 힘든 한국 경제의 파국을 유발시킬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이다.
최근 진행되는 가파른 원ㆍ달러 환율 하락과 끝없이 치솟는 국제원유가, 일본 및 중국 등 경합국가의 약진 등 현재 한국 경제가 처한 대내외 여건은 극히 위태롭다. 이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재계뿐 아니라 정부 및 국민의 적극적인 지원과 협조가 필수불가결한 조건.
현대ㆍ기아차는 여타 기업과 달리 정 회장이 일일이 나서서 생산과 투자 등 기업경영 전반을 챙겨왔다.
이 시점에 검찰이 자칫 ‘법 논리’에만 치중해 총수 구속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현실화할 경우 현대차 경영에 심각한 마비사태를 불러올 수밖에 없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현대차는 전문경영인이 회장으로 있던 SK그룹과 근본적으로 상황이 다르다”며 “경영일선에서 진두지휘하는 정 회장이 없는 현대차는 존립하기 힘들다”고 우려했다.
◇‘산업의 기회 상실’ 막자=MK의 리더십이 흔들릴 경우 이제 막 공격대형을 취한 한국 자동차산업의 글로벌 무대 도약에 치명타를 입을 수밖에 없다.
이 경우 ‘한국차의 세계 자동차 빅5’라는 국가적 염원은 공염불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특히 세계 자동차시장에서 진행되는 흐름을 감안한다면 이 시점에 현대차가 답보 또는 퇴행할 경우 글로벌 무대 진입은 고사하고 지역 시장 사수도 쉽지 않은 환경에 처하게 된다.
실제로 최근 국내 자동차 내수시장에서는 세계 각국에서 쏟아져 들어온 수입자동차의 공세가 시간이 흐를수록 거세지는 상황이다.
해외시장에서의 동요는 이미 심각하다.
정 회장에 대한 검찰 수사가 시작되면서 미국 조지아주 등 현대ㆍ기아차의 해외 생산기기 구축 계획이 잇따라 차질을 빚고 있으며 현대차 브랜드의 이미지 실추와 판매감소 조짐 등으로 해외시장 개척의 핵심 파트너인 딜러들의 항의가 거세지고 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자동차산업 글로벌화에 정 회장의 리더십이 주도적 역할을 해왔다”며 “정 회장이 구속돼 경영활동이 강제 중단되면 현대ㆍ기아차의 수출과 해외사업은 기반이 흔들릴 것”이라고 말했다.
재계 관계자는 “최근 들어 유가가 배럴당 70달러를 돌파해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고 설상가상으로 원ㆍ달러 환율이 940원 밑으로 떨어지면서 수출채산성이 급전직하하고 있어 경제상황을 고려하지 않는 검찰의 강경대응은 파국을 불러올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