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빙 앤 조이] 하얀 치아는 성적 매력 포인트

박재석의 덧니부터 틀니까지

조선시대 대표적인 화가로 꼽히는 신윤복의 미인도 뿐만 아니라 생존하는 화가들의 미인도를 보면 단정한 아름다움을 추구하고 있다는 것을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다. 예를 들면 그림 속 여인들은 절대 입을 벌려 치아를 노출하지 않는다. 이는 여성의 입이 성적인 측면으로 상징됐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여성의 입술 속에 감춰진 하얀 이는 성적 매력의 포인트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치약을 비롯한 구강제품과 치-의학이 발달하지 못했던 옛날에는 하얀 이를 가진 여성이 드물었기 때문에 하얀 치아는 미인의 기본조건이며 순결의 상징으로 받아들였다. 반대로 남성들은 사랑하는 여인과 헤어질 때 사랑의 정표로 이를 뽑아주는 발치 풍습이 있었다. 배비장전을 보면 애랑이 떠나가는 배비장에게 “분벽사창에 마주 앉아 서로 보고 당싯당싯 웃으시던 앞니 하나 빼어 주시오”라는 대목이 나온다. 과거 이름난 평양기생 치마 앞섶에는 남정네들이 떠나며 빼주고 간 이가 한줌씩 들어 있었다는 말도 전해진다. 옛날 여성들은 흰 치아를 갖기 위해 쑥을 삶은 물로 입안을 헹구거나 검지손가락으로 혹독하게 양치질을 했다. 이가 누럴 경우 제대로 말을 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웃지도 못해 자신의 재능이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요즘도 누구나 백옥처럼 하얀 치아를 갖길 원한다. 그러나 오랜 시간이 지날수록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양치질을 하더라도 변색은 막을 수 없다. 그러나 요즘은 의술이 발달해 걱정할 필요가 없는 시대가 됐다. 레이저 미백치료가 있기 때문이다. 아르곤 레이저를 이용해 이에 달라 붙은 착색물을 녹여 내리는 이 치료는 40분~1시간이면 끝난다. 증상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그다지 심하지 않다면 한번 시술만으로도 백옥 같은 모습을 유지할 수 있어 탈색으로 잃어버린 매력을 찾아주는 시술법으로 평가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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