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등 주요국 금리인하·동결 동참

인플레 압력 시달리는 中國만 '나홀로 인상' 가능성



미국이 기준금리를 전격 인하하면서 일본은행과 유럽중앙은행(ECB) 등 주요 국가의 금리동결이나 인하 전망이 잇따르고 있다. 세계 최대 시장인 미국 정책당국이 경기하강과 유동성 경색을 걱정하는 마당에 수출국들이 긴축에 나서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인플레이션 위협에 심각하게 시달리는 중국은 나 홀로 금리인상 기조를 유지해갈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됐다. 일본은행은 19일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기준금리인 무담보 콜 익일물 금리를 현행 수준인 연 0.50%로 유지한다고 밝혔다. 일본은행은 “이번 금리동결 결정은 경기성장 둔화가 우려되는 미국 경제 및 서브프라임 모기지(비우량 주택담보대출) 문제 등으로 인한 국제경제 동향을 좀더 주시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라고 밝혔다. 회의에서 정책위원들의 상당수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문제에 의한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 혼란이 완전히 진정되지 않은데다 영국 은행들의 신용불안 충격으로 예금인출이 급증한 점 등을 감안해 금리인상에 신중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 내의 경기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도 일본은행의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가장 최근의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인 7월 지표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0.1% 떨어져 연속 6개월 하락세를 나타냈다. 2ㆍ4분기 국내총생산(GDP)은 기업들의 설비투자 감소에 따라 연율로 1.2% 감소해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다. 이와 함께 아베 신조(安倍晉三) 총리가 사임을 표명하면서 국내 정치적 혼란이 가중된 것도 금리인상을 어렵게 한 것으로 보인다. 마사노 토모야 핌코재팬 수석 매니저는 “어느 나라 중앙은행이라도 정치적 혼란을 맞고 있는 상황에서 통화긴축을 단행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콩의 중앙은행격인 홍콩통화청도 이날 기준금리를 기존 6.75%에서 6.25%로 0.50%포인트 인하했다. 홍콩은 지난 1993년 이래로 달러페그제를 채택하고 있어 미국 금리정책과 공동보조를 취하고 있다. ECB는 6일의 9월 통화정책회의에서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ECB의 기준금리는 6월 현재의 4.00%가 된 후 석달째 동결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당초에는 이달 인상이 유력했지만 미국발 서브프라임 부실로 유럽 금융권이 혼란이 휩싸이면서 결국 금리동결을 결정했다. 영국의 영란은행(BOE)도 같은 날 기준금리를 연 5.75%에서 동결한 바 있다. 모기지은행인 노던록의 뱅크런(예금 대량 인출) 사태에 시달리고 있는 BOE도 당분간 금리인상에 나설 가능성이 낮은 형편이다. 하지만 중국의 경우 추가 금리인상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8월 CPI가 전년 대비 6.5% 상승하는 등 올 들어 8월까지 평균 3.9%의 상승률로 중국 정부의 물가목표치(3.0%)를 뛰어넘으면서 인플레이션 우려가 심각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2ㆍ4분기 GDP 성장률이 11.9%를 나타내 12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과열기미가 가시지 않고 있다. 15일의 대출ㆍ예금금리 전격 인상 등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은 올 들어서만 다섯번이나 금리를 올렸지만 여전히 추가 인상이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왕칭 모건스탠리 이코노미스트는 “인민은행의 금리정책 최우선 목표가 지난해 하반기 이후 위안화 절상 문제에서 자산가격 상승과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제어하는 쪽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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