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짱' 홍진주 '그린의 진주'로

7타차로 데뷔후 첫승…해외파는 톱10에 한명도 없어

홍진주가 17일 경기 광주의 뉴서울골프장에서 끝난 KLPGA SK엔크린 솔룩스 인비테이셔널 최종라운드 18번홀에서 우승 퍼트를 마친 뒤 손을 들어 갤러리들의 환호에 답하고 있다./KLPGA제공


“꿈만 같아요. 어제 잠을 제대로 못 자서 몸이 무거웠고 크게 긴장했기 때문에 안정을 찾으려고 스트레칭도 많이 했어요.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모르게 기쁩니다.” ‘미녀 골퍼’로만 주목 받았던 홍진주(23ㆍ이동수 골프)가 눈물을 쏟으며 생애 첫 승의 기쁨을 만끽했다. 17일 경기 광주의 뉴서울골프장 북코스(파72ㆍ6,501야드)에서 끝난 KLPGA SK엔크린 솔룩스인비테이셔널(총상금 4억원). 김미현(29ㆍKTF)과 박지은(27ㆍ나이키 골프)을 비롯해 미국LPGA 소속 선수가 6명이나 출전했고 신지애(18ㆍ하이마트)와 박희영(19ㆍ이수화학), 최나연(19ㆍSK텔레콤) 등 국내파도 만만치 않았던 이 대회에서 홍진주가 무려 7타차로 우승 고지에 올랐다. 이날 3언더파 69타를 보태며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를 기록, 신지애와 임은아(23ㆍ김영주 골프), 공은정(21ㆍ하이마트) 등을 7타 차이로 제친 것. 첫날부터 선두에 나서 전날 이미 6타차 단독 선두를 질주했지만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았기 때문에 홍진주의 우승은 끝까지 ‘신선한 충격’이었다. 홍진주는 지난 2003년 9월 프로에 입문한 뒤 2004년부터 공식 경기 77라운드를 하는 동안 60타대 기록이 6번에 그쳤던 선수. 예쁘장한 외모로 지난해 ‘베스트 드레서’에 꼽혀 이름을 알렸으나 최근 레이크힐스 클래식 공동5위에 올랐던 것이 최고 성적이었을 만큼 기량면에서는 두각을 나타내지 못했었다.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는 미국LPGA투어 선수들보다 뛰어난 아이언 샷 감각에 정교한 퍼팅실력을 마음껏 뽐냈다. 경기운영 능력도 탁월해 첫날 66타 생애 베스트를 기록한 뒤에서 2라운드 5언더파, 최종라운드 3언더파 등 기복 없이 안정된 성적을 냈다. 특히 긴장감이 최고조에 달했을 마지막 날 침착한 플레이가 돋보였다. 태풍의 간접 영향으로 바람이 다소 불었으나 2번홀(파5)에서 버디를 뽑아내며 가볍게 출발했던 그는 8번홀(파4)에서 다시 1타를 줄였다. 9번홀(파4)에서 1.5m 파퍼트를 놓쳐 잠시 주춤하기도 했으나 13번홀(파5)에서 2온에 성공, 가볍게 버디를 잡으면서 기세를 회복했고 파4의 16번홀에서는 3m남짓한 만만치 않은 버디퍼트를 성공시키며 우승에 쐐기를 박았다. 일본여자프로골프(JLPGA) 무대 진출을 노리는 홍진주는 지난달 중순 JLPGA 퀄리파잉스쿨 1차 예선전을 1위로 통과했으며 이 테스트를 위해 퍼팅과 샷 다듬기에 매진했던 것이 최근 상승세의 원동력이 된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이번 대회는 미국LPGA선수들과 국내파의 대결로 예상됐으나 국내파의 완승으로 마무리됐다. 10위안에 든 해외파는 한 명도 없이 박지은과 김미현이 합계 4언더파 212타로 공동 11위를 기록, LPGA투어 선수들 중 가장 좋은 성적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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