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이 지난 4월 상선 부문에서 뜻밖의 성과를 올리며 올해 조선ㆍ해양 부문 누적 수주액 40억달러를 돌파했다. 향후에는 석유개발 관련 해양 플랜트 수주도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중공업은 4월 초대형유조선(VLCC) 3척을 비롯해 LPG선ㆍ벌크선ㆍ자동차운반선 등 총 23척 13억달러어치(현대삼호중공업 11척, 5억8,000억달러 포함)의 선박 수주를 기록했다고 3일 밝혔다.
이로써 현대중공업은 2월 원통형 부유식 원유저장생산설비(FPSO)와 미얀마 가스전 등 해양 플랜트 26억달러를 포함해 4월 말까지 조선, 해양 플랜트 부문에서 총 43억달러의 수주 실적을 올렸다. 글로벌 금융위기로 극심한 수주 가뭄을 겪었던 지난해 같은 기간에 불과 2억2,000만달러 수주에 그쳤던 데 비하면 무려 20배나 증가한 수치다.
현대중공업 측은 "발틱운임지수(BDI), 컨테이너용선지수 등 각종 해운 운임이 안정적인 상승 추세에 들어서 4월 상선 부문 수주량이 크게 늘었다"면서 "신조 선가 또한 저점을 찍었다는 시장 분위기에 따라 선주들도 발주를 서두르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BDI는 2009년 1ㆍ4분기 평균 1,500선에서 2010년 1ㆍ4분기 평균 3,000선으로 2배가량으로 상승했으며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락슨이 발표하는 신조선가 지수도 3월에 2008년 8월 이후 처음으로 상승 추세로 전환했다.
현대중공업의 한 관계자는 "선박 경기가 본격적인 회복세로 접어들었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른 감이 있지만 지난해 상선 수주가 전무했던 데 비하면 4월 선박 수주의 증가는 의미 있는 변화라고 볼 수 있다"면서 "당분간 이 같은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조선업계에서는 최근의 고유가 상황도 유조선 및 해양 플랜트 발주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에너지기구(IEA)도 최근 보고서에서 올해 전세계 원유 수요가 금융위기 전보다 높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고유가에 따라 원유 운송 수요도 함께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단일선체 유조선도 오는 2011년부터 운항이 금지돼 향후 유조선 발주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