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석래-손경식 재계 수장 2인 '쓴소리'

조석래 전경련회장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재계 수장들이 현 정부 및 정치지도자, 노동운동 세력들에게 강도 높은 '쓴소리'를 퍼부었다. 조석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은 "(정치권이) 더 이상 국민을 무시하면 안 된다"며 "차기 대통령의 덕목은 경제제일주의여야 한다"고 주문했다. 손경식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역시 "최근 진행되는 노동운동은 국가가 처한 상황을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며 "지금은 생산성 향상 등 협력적 노사관계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 조석래 전경련회장 "지도자들 국민 외면한채 이익만 좇아 이합집산"
차기대통령은 경제대통령 돼야…"정부 불법파업에 미온적" 비판
“국민을 무시하는 제왕적 정치는 더 이상 하면 안 됩니다. 차기 대통령은 경제제일주의를 펴는 ‘경제대통령’이 돼야 합니다.” 조석래(사진)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이 이례적으로 현 정부 및 정치 지도자들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조 회장은 이날 제주 신라호텔에서 열린 ‘2007 제주 하계 포럼’에서 ‘미래 한국 비전과 차기 지도자에게 드리는 제언’ 강연을 통해 “세계는 지금 경제를 최우선적으로 고려하는 경제제일주의 정책을 펴고 있는데 한국 지도자들은 국민을 외면한 채 자신들의 이익만 좇아 이합집산하고 있다”며 “차기 지도자는 세계 시장을 잘 알고 글로벌 경제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인물이 돼야 한다”고 밝혔다. 조 회장은 시장경제와 경제 발전을 위해 정치안정과 법질서 확립, 노사화합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노사가 단합해 운명공동체라는 의식을 갖지 않고는 회사가 살아날 수 없고 나라 경제도 잘될 수 없다”며 “투자를 늘리려면 먼저 정치ㆍ사회가 안정돼야 한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특히 반(反) 자유무역협정(FTA) 시위 등과 관련해 “정부는 불법파업이 발생할 때마다 ‘책임을 엄중히 묻겠다’고 강조하지만 유야무야되는 경우가 많아 국민들로부터 불신을 받고 있다”며 정부의 미온적인 태도에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수도권 규제와 관련해서는 “30년 전부터 수도권 규제를 해왔지만 수도권 인구는 늘어만 가고 있다”고 말한 뒤 “이는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을 하다 보니 수도권에 입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라며 정부의 전향적인 정책변화를 촉구했다. 조 회장은 또 “글로벌 경쟁시대를 맞아 외국과 경쟁하려면 창조와 혁신을 할 수 있는 인재들을 많이 길러내야 한다”며 “하지만 우리 교육은 너무 획일적이어서 창의성을 가진 인재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다”고 정부의 교육정책을 비판했다. 조 회장은 이와 함께 “소수의 잘못된 관행을 가지고 전체 경제인을 매도하는 것은 잘못된 일”이라며 “국가 경제에 이바지한 경제인들을 칭찬해 신바람이 나서 투자도 활성화되도록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 손경식 대한상의 회장 "국가처한 상황 고려않는 노동운동 개탄스럽다"
임금투쟁, 대결구도서 벗어나 생산성향상 위한 협력관계 필요
"최근 노동운동을 보면 이 나라 경제가 어디로 갈지 걱정입니다." 손경식(사진)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5일 제주 롯데호텔에서 개최된 '제32회 최고경영자대학'에서 "최근 노동운동의 움직임은 심히 개탄스럽다"며 이같이 우려했다. 손 회장은 이어 "우리 경제가 고비용ㆍ저효율의 늪에서 허덕이는데도 노사분규의 강도가 수그러지지 않아 걱정"이라며 "임금투쟁의 대결적 구도에서 생산성 향상의 협력적 관계로 개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이 자리에서 "기업활동을 규제하는 목적에도 그 나름의 가치가 있겠지만 기업하기 좋은 나라가 되기 위해서는 행정규제가 대폭 완화돼야 한다"며 "정부의 고차원적인 결단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손 회장은 교육제도 등 인재육성 정책에 대해서도 "세계가 인재전쟁을 치르는 상황에서 중국은 수많은 해외 인재를 본국으로 끌어들이고 있는데 우리는 오히려 두뇌유출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며 "교육제도도 '평준화의 원칙'보다 '우수 인재 육성'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손 회장은 "대기업의 연구개발(R&D) 활동은 활발하나 중소기업의 경우 R&D가 턱없이 부진하다"며 "R&D 투자를 활성화하려면 세제상의 지원 확대를 통해 '샌드위치 경제'를 탈피해야 한다"며 기업의 적극적인 R&D 투자는 물론 정부의 육성의지도 뒷받침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손 회장은 이어 "과거에 '선진국은 고기술ㆍ고임금, 후진국은 저기술ㆍ저임금의 구조였지만 지금은 중국 같은 신흥경제국의 약진이 급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만큼 우리도 R&D 투자를 통해 원천기술 개발에 도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손 회장은 "성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글로벌 경영이 이뤄져야 하고 글로벌 경영을 위해서는 해외에서 시장을 더 확보해야 한다"며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반대론은 너무나 근시안적이고 사리를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는 논리"라고 꼬집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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