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앞세운 애플 빅3 진입… "IT무게중심 美로"

스마트폰 열풍, 글로벌 IT지형 바꾼다
소니에릭슨·모토로라 '빅5체제'서 탈락속 구글등 美기업 변화주도
콘텐츠 단말기장벽도 붕괴 경쟁 영역 IT전분야 확산


스마트폰 열풍이 전세계를 뒤흔들며 글로벌 정보기술(IT) 시장의 지도를 새로 만들고 있다. 애플ㆍ구글ㆍ마이크로소프트(MS)ㆍHP 등 각 분야의 공룡 기업들이 속속 시장에 참여하면서 경쟁 영역이 휴대폰에서 IT 전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특히 아이폰이라는 '핵무기'로 무장한 애플이 매출액 기준 '빅3'에 진입, 휴대폰 시장 질서를 뒤흔들어놓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변화의 주도 세력이 미국 기업이라는 점에서 IT의 중심 이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는 주장도 내놓고 있다. ◇빅5 체제 붕괴… 새로운 질서 뜬다=스마트폰 열풍으로 글로벌 휴대폰 시장이 크게 출렁이고 있다. 애플이 아이폰을 내세워 매출 기준으로 글로벌 빅3, 일명 오바마 스마트폰 블랙베리로 유명한 림(RIM)도 4위로 올라섰다. 반면 LG전자는 5위로 밀려났고 소니에릭슨과 모토로라는 빅5 대열에서 탈락했다. 애플은 올 1ㆍ4분기에 아이폰을 875만대 팔아 52억달러의 매출을 올렸다. 이에 따라 애플은 노키아(86억달러)와 삼성전자(71억달러)에 이어 글로벌 3위의 휴대폰 업체로 부상했다. 지난해 1ㆍ4분기 7위에서 불과 1년 만에 4계단이나 상승한 것. 림도 1ㆍ4분기 매출액 32억달러로 LG전자(30억달러)를 제치고 빅4에 랭크됐다. 무엇보다 애플의 빅3 진입은 IT 변화의 가장 극적인 결과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그동안 휴대폰 시장에서 노키아ㆍ삼성전자ㆍLG전자ㆍ소니에릭슨ㆍ모토로라의 '빅5' 체제는 누구도 넘보기 힘든 '철옹성'이었다. 애플이 처음 아이폰을 내놓을 때까지만 해도 업계에서는 "단 한개의 기종으로 빅5를 무너뜨릴 수 있겠는가"라며 애플의 빅5 진입에 회의적이었다. IT업계는 스마트폰의 부상으로 휴대폰시장에 새 질서가 구축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특히 스마트폰의 경우 대당 판매가가 일반폰에 비해 월등히 높고 마진율이 평균 50% 이상이나 된다. 스마트폰 플레이어들이 시장의 주도세력으로 떠오를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실제로 아이폰의 경우 평균 판매가격(ASP)이 600달러로 세계 1위 휴대폰 업체인 노키아(87달러)의 6.9배이고 2위 업체인 삼성전자(116달러)의 5.2배에 달한다. ◇무너지는 IT 경계선=스마트폰의 열기는 그동안 영역별로 구분해놓았던 IT의 경계선을 완전히 무너뜨리고 있다. 앱스토어의 부상으로 콘텐츠의 단말기 장벽이 무너지면서 게임은 물론 책과 드라마, 동영상, 각종 생활편의 기능 등이 원래의 단말기 틀을 벗어나 스마트폰 안으로 들어갔고 이를 통해 '전자책+게임기+TV'가 하나의 결합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애플은 물론 구글ㆍMSㆍHP 등 글로벌 공룡들의 진출은 각 분야의 특성을 스마트폰과 결합해 장벽 붕괴와 상호 연결의 연쇄 반응을 촉발시켰다. 최근 HP의 미국 스마트폰업체 팜(Palm) 인수와 애플의 태블릿PC인 아이패드 출시는 이러한 IT 칸막이를 허문 가장 대표적인 예다. 애플이 아이패드를 통해 그동안 각자의 길을 걷던 전자책과 게임기, 넷북, 노트북을 하나의 틀 속으로 몰아넣자 글로벌 1위 PC업체인 HP는 팜을 인수하면서 스마트폰과 PC의 구분을 무의미하게 만들었다. MS 역시 최근 하나의 게임을 PC와 휴대폰ㆍ게임기 등 세 개의 IT 기기에서 연속적으로 실행함으로써 3스크린 서비스의 실현 가능성을 엿보게 했다. IT업계에서는 이러한 변화가 결국 모든 기기들의 콘텐츠 연동을 가능하게 하는 기반을 제공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통신업계의 한 관계자는 "휴대폰과 게임기ㆍ전자책ㆍTV 등의 영역 구분이 스마트폰으로 인해 한순간에 붕괴됐다"며 "이에 따라 IT 기기 간 끊김 없는 서비스를 가능하게 하는 '3스크린 서비스' 역시 가시권 안에 들어오게 됐다"고 말했다. ◇IT 중심 미국으로 이동하나=최근 IT시장 변화의 주도세력이 모두 미국 기업들이라는 점은 특히 주목할 대목이다. 글로벌 인터넷 시장을 장악한 구글ㆍ스마트폰 운영체제(OS)의 양대 산맥으로 떠오른 애플과 구글,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세계 최대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페이스북까지 혁신을 주도하고 있는 모든 기업들이 미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여기에 차세대 IT 서비스 영역인 '클라우드 컴퓨팅'도 아마존을 비롯, HP와 IBMㆍMS 등 미국 기업들 일색이고 우리나라에서도 관심이 늘고 있는 전자책 서비스 역시 아마존이 e북리더 '킨들'로 시장을 장악한 상태다. 반면 우리나라를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그동안 하드웨어에 치중하면서 소프트웨어와 콘텐츠에 매우 취약한 구조를 갖게 됐고 이에 따라 스마프폰 열풍에서 뒤처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메리 미커 모건스탠리 애널리스트는 "수년 전에는 아시아와 유럽에 인터넷 트랜드를 주도해온 게 사실"이라며 "하지만 최근에는 대부분의 혁신을 미국 기업들이 이끌어가면서 주도권을 미국으로 완전히 가져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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