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첫 '라이선스 수출' 뮤지컬 탄생

'올슉업' 무대디자인·의상등 日 후지TV와 1억원에 계약
"내수시장 한계 극복 발판"… '대장금'도 계약 눈앞


우리 뮤지컬로는 최초로 라이선스료를 받고 수출에 성공한 뮤지컬이 탄생했다. 오디뮤지컬 컴퍼니에 따르면 올 초 개봉한 뮤지컬 '올슉업'의 무대 디자인ㆍ연출ㆍ의상 등 크리에이티브를 일본 후지TV에 1억원에 판매하기로 계약을 맺었다. 일본 후지TV는 현재 배우 오디션 등을 통해 공연팀을 준비 중이며, 라이선스 수출 1호 뮤지컬 '올슉업'은 올 12월에 도쿄에서 공연할 예정이다. 뮤지컬 '올슉업'은 엘비스 프레슬리의 대표곡 '올 슉업(All shook up)', '러브 미 텐더(Love me tender)', '돈 비 크루얼(Don't be cruel)' 등으로 만든 전형적인 '주크박스 뮤지컬'(대중가수의 노래로 만든 뮤지컬이 동전을 넣으면 노래가 나오는 주크박스같다는 비유에서 사용된 용어)이다. 2005년 2월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돼 주목을 받았고, 한국에서는 오디뮤지컬컴퍼니가 라이선스 계약을 맺고 올 초에 선뵀다. '지킬 앤 하이드'의 연출을 맡았던 캐나다 출신 데이비드 스완이 연출을 담당하고, 조정석ㆍ윤공주 등 주목받는 젊은 배우들로 박진감 나게 극을 구성해 티켓예매사이트에서 줄곧 1위에 올랐던 작품. 이번 라이선스 수출은 오디뮤지컬컴퍼니에서 애초 '올슉업'을 수입해 올 때, 대본과 음악만 라이선스를 사용하겠다는 이른바 '논-레플리카'(non-replica) 형식으로 계약하면서 가능했던 일. '아이 러브 유'의 작가 조 디피에트로가 쓴 대본, 스테픈 오레무스가 맡은 음악을 제외하고 '올슉업'은 모두 국내 스태프의 힘으로 새롭게 만들어졌다. 일본 후지TV는 오디뮤지컬컴퍼니와 마찬가지로 '올슉업'의 원저작자와 논-레플리카 형식의 계약을 맺은 뒤, 한국에서 재창조한 '올슉업'의 크리에이티브를 사용하기로 결정하면서 한국의 라이선스 수출이 이뤄진 것. 신춘수 오디뮤지컬컴퍼니 대표는 "아시아에서 뮤지컬 시장이 가장 발달한 일본에 라이선스 수출을 한 것은 국내 크리에이티브가 세계적 수준으로 인정받은 쾌거"라고 말했다. '올슉업'의 라이선스 수출은 특히 크리에이티브를 담당할 스태프가 부족하다는 뮤지컬 내부의 자성, 뜨거운 창작열에도 불구하고 작품성 있는 창작 뮤지컬이 등장하지 않는다는 뮤지컬 외부의 비판을 해소할 돌파구를 마련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크다. 이유리 청강문화산업대 뮤지컬학과 교수는 "아직 과도기인 우리 뮤지컬 산업이 내수시장을 극복하는 발판을 마련한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월 개봉한 창작 뮤지컬 '대장금'도 라이선스 수출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대장금'을 제작한 PMC에 따르면 '대장금'의 라이선스 계약은 일본측 에이전트와 큰 틀에서 합의를 이뤘고, 현재 세부사항을 협의 중이다. '대장금'은 올해 말 도쿄에서 연극으로 먼저 선뵌 뒤, 내년에 라이선스 수출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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