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21일 오후2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이택순 전 경찰청장을 소환했다.
검찰은 또 박 전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이날 오전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을 재소환해 조사를 벌였다. 검찰은 22일 천 회장을 다시 불러 조사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청장은 지난 2006~2008년 경찰청장으로 재직하면서 박 전 회장에게 인사청탁 등과 함께 수천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 전 청장은 경남경찰청 차장과 경남경찰청장을 지내며 이 지역을 주무대로 사업을 벌이던 박 전 회장과 가깝게 지낸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이 전 청장을 상대로 박 전 회장에게 받은 돈의 정확한 액수와 구체적인 수수경위 등을 집중 추궁했다.
검찰은 지난 19일에 이어 이날 천 회장을 다시 불러 2003년 나모인터랙티브, 2006년 세중여행을 각각 합병해 세중나모여행을 만드는 과정과 잦은 합병·분할을 통해 13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포착해 관련증거 확보에 주력했다.
또 세중옛돌박물관을 설립한 천 회장이 석물(石物)을 국내 대기업에 팔아 마련한 20억원으로 딸 미전씨 이름으로 세중계열사 주식을 사들인 사실을 확인하는 등 천 회장 일가가 주식을 매입한 원천자금도 파악했다.
검찰은 천 회장이 지난해 7∼11월 국세청이 태광실업을 세무조사할 때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조사중단을 청탁하고 박 전 회장으로부터 7억여원의 금전적 이득을 얻었으며 박 전 회장의 도움으로 자녀들에게 주식을 편법 증여하는 등 100억원의 증여세와 양도소득세를 포탈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검찰은 22일 박 전 회장에게 불법정치자금 수천만원을 받은 혐의로 최철국 민주당 의원을 소환 조사할 예정이다. 박 전 회장에게 금품을 받은 국회의원 2~3명과 고등법원 부장판사 등도 조만간 소환될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