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택 계열이 지배구조의 중심축을 박병엽 부회장에서 팬택 씨앤아이(C&I)로 전환하고 있는 것은 향후 세계 휴대전화 업계의 개편을염두에 둔 장기적이고 포괄적인 포석인 것으로 평가된다.
박 부회장은 21일 "세계 휴대전화 업계는 향후 3년내에 대대적인 개편의 소용돌이에 휘말리면서 '빅 5' 정도만 제대로 살아남게 될 것"이라면서 이에 대한 대응 차원에서 계열 소유구조 개선을 단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팬택C&I를 `준(準) 지주회사'로 변모시킴으로써 외자유치를 포함한다각적인 가능성에 대비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팬택C&I는 향후 팬택앤큐리텔[063350]뿐 아니라 현재 박 부회장이 최대주주(20.0%)로 있는 팬택의 주식도 매입해 계열사로 편입시키는 한편 팬택 계열전체의 자금 관리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팬택 계열이 이날 모토로라 코리아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인 이승보 팬택앤큐리텔 재경본부장(CFO)을 팬택C&I 대표이사 사장으로 승진, 임명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박 부회장은 향후 세계 휴대전화 업계의 합종연횡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현재 자신이 100%의 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팬택C&I에 대한 외부의 지분 투자도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적절한 파트너가 팬택 계열에 대한 대한 투자를 원할 경우 검토할 수 있을것이라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움직임은 없다"고 밝혔다.
팬택 계열 관계자는 "신규사업 추진이나 매출 확대를 위한 연구개발비 등을 위해 증자가 필요한 경우 자금 확보 차원에서 박 부회장 개인보다는 법인인 팬택C&I가참여하는 것이 용이하다"면서 "특히 팬택C&I는 외자유치 등을 통해 장기적인 투자능력을 확대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팬택C&I는 아울러 팬택과 팬택앤큐리텔로 양분돼 있는 연구인력중 공용 부문을통합해 연구소를 설립하는 한편 부품회사들에 대한 투자를 통해 안정적인 제품생산의 기반을 다지는 역할도 수행하게 된다.
박 부회장은 "부품 조달 라인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어 계열 차원의 효율적인 부품 공급 시스템을 갖추기 위한 것도 이번 소유구조 개편의 한가지 이유"라면서 "팬택C&I의 이같은 다각적인 사업 확대를 위해 이날 매각 대금도 상당부분을 팬택C&I에투입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연합뉴스) 김경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