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가 서서히 살아나면서 공공 부문과 민간을 가릴 것 없이 잇따라 제 목소리를 내려는 경향이 강해지고 있다.
글로벌 경제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던 1년 전만 해도 이른바 '위기정부' 앞에서 꼼짝 못했던 경제주체들이 이제는 '현실을 외면하면 안 된다' '무리한 압박은 더 큰 문제를 낳는다'는 논리로 무장하고 있다.
잇따라 등록금 인상을 발표하는 대학들이 대표적인 케이스다. 지난해 대통령이 직접 나서 세계적인 경제불황 극복에 대학이 동참해야 한다고 분위기를 잡자 총 292개 대학이 등록금을 동결했지만 올해는 고작 186개 학교만 등록금 동결을 결정했다.
연세대와 서강대ㆍ한양대ㆍ한국외대 등 서울시내 주요 사립대학을 중심으로 올해는 등록금을 2~3% 인상하겠다는 발표가 있었다.
공공요금 인상 문제 역시 물가가 불안해질 수 있다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점차 가시화될 것으로 보인다. 전기ㆍ가스의 경우 생산원가에도 미치지 못하는 요금체계를 현실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주무부처 등을 중심으로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사상 최초로 보험료를 동결한 국민건강보험공단도 올해는 보험료율을 4.9% 인상하기로 했다.
인상에 나서는 측도 할 말은 많다. 지난해 뜻대로(?) 요금인상을 못해 내부 재정에 문제가 우려되는 만큼 올해는 소폭이나마 올려 숨통을 틔우겠다는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것. 따라서 일각에서는 경제위기에서 벗어나기 시작하면서 지난해처럼 정부의 강한 의지가 반영되기는 힘든 상황이 됐다는 시각도 없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