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이 한화그룹에 방위사업과 석유화학 계열사 네 곳을 통째로 넘긴 '삼성·한화 간 사업교환'이 최근 인수합병(M&A) 분야 '최고의 딜'로 선정됐다. 롯데그룹의 KT렌탈 인수 역시 호평을 받았다. 두 거래 모두 불확실한 경영 환경 속에 사업 부문의 선택과 집중을 위한 국내 기업집단의 자발적 구조조정이어서 의미가 있고 파장도 지속될 것이라는 평가다.
이번 설문에서 삼성·한화 빅딜은 42.3%의 추천을 받아 국내 기업 M&A 분야 최고의 딜로 꼽혔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11월 한화그룹에 삼성탈레스·삼성테크윈·삼성토탈·삼성종합화학 등 4개 계열사를 1조9,000억원에 매각하기로 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최대 규모의 그룹 간 빅딜이다.
전문가들은 "삼성·한화 등 국내 대기업이 자발적으로 사업 재편(구조조정)에 나서 비주력 계열사를 성공적으로 정리한 점에서 상징성이 크다"며 "삼성은 이번 매각을 통해 전자와 금융 등 핵심 부문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고 한화 그룹은 기존 주력인 방위산업과 화학 산업의 규모를 키워 제조업 부문의 역량을 끌어올릴 수 있게 됐다"며 설명했다.
롯데그룹의 KT렌탈 인수는 13.8%의 지지 속에 삼성-한화 빅딜의 뒤를 이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KT가 보유한 KT렌탈 지분 58%와 기타 재무적 투자자(FI)들이 보유한 지분 42%를 합한 지분 100%를 1조200억원에 인수했다. KT는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통신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할 수 있게 됐고 롯데는 유통업 및 금융과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어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는 평가다. 렌터카 1위 업체를 놓고 인수의향서를 낸 곳이 20여곳에 달했고 SK·롯데·한국타이어 등 대기업들이 참여하며 '흥행'에 성공한 것도 고려됐다.
NH농협증권과 우리투자증권 간 합병은 11.5%의 응답률로 최고의 딜 순위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양사 간 합병을 통해 자기자본(4조4,000억원) 기준 국내 최대 증권사가 탄생해 업계에 족적을 남겼다는 평가다. 거래 규모가 4조원을 웃도는 한앤컴퍼니의 한라비스테온공조 인수 역시 사모펀드와 연기금 관계자들의 호응이 많았으며 현대제철의 동부특수강 인수(5.4%), 세계 최대 벨기에 맥주사인 안호이저-부시 인베브(AB)의 OB맥주 인수(3.8%) 등도 순위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