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 아파트도 미분양 판촉

LH 안산신길·대전도안 물량
청약조건 완화·중도금도 없애

부동산시장 침체가 심화하면서 민간 아파트뿐만 아니라 공공 아파트에서도 미분양 판촉 마케팅이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공공 아파트는 청약저축에 가입한 무주택자들을 대상으로 주변 시세의 80% 수준에 저렴하게 공급되기 때문에 그동안 미분양이 거의 없었던 것에 비춰보면 이례적인 일이다. 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LH는 안산 신길 B2블록 휴먼시아 분양 아파트의 잔여물량 288가구를 계약조건을 완화해 오는 15~17일 후순위 공급에 나설 계획이다. 이 아파트는 원래 무주택자를 대상으로 한 공공 아파트이지만 선착순 청약까지도 미분양이 발생함에 따라 앞으로는 청약통장 가입이나 주택 소유 여부와 관계없이 만 20세 이상이면 누구나 청약이 가능하게 됐다. 후순위로 공급되는 물량은 전용 74㎡ 58가구, 84㎡ 230가구이며 분양가격은 3.3㎡당 750만~770만원 수준이다. 당초 계약금은 20%였으나 13%로 완화해 초기 부담금을 2,800만~3,000만원대로 최소화했고 중도금 전액은 연 4.4%의 저리 이자로 대출해준다. 지난 5월 분양된 대전 도안신도시 6블록의 휴먼시아 역시 전체 854가구 가운데 131가구의 미분양이 발생해 잔여물량을 대상으로 미분양 판촉을 벌이고 있다. 기존에는 계약금 12%에 중도금 45%, 잔금 43%의 조건이었지만 최근 계약금을 7% 수준으로 낮추고 중도금 없이 잔금을 치르는 조건으로 완화했다. 이 아파트는 전용 74㎡ 224가구, 전용 84㎡ 630가구로 구성돼 있으며 미분양이 남아 있는 전용 84㎡의 분양가는 약 2억4,900만원 수준이다. LH의 한 관계자는 "보금자리주택 공급 등으로 공공 아파트 시장에서 청약저축 가입자가 분산돼 일부 미분양이 발생하고 있다"며 "분양가가 싸고 계약조건마저 완화된 만큼 곧 소진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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