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인적자본보다 하락세 가팔라 취업자수 증가율 2020년부터 마이너스공장·기계, 2030년이후 성장률 0.4∼0.6%기술혁신·제도개선으로 생산 효율성 높여야 이종배 기자 ljb@sed.co.kr 윤곽을 드러낸 ‘2030~2050년 중장기 경제전망’은 한국 경제가 오는 2020년을 고비로 초저(超低) 성장국가로 진입할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2020년은 저출산ㆍ고령화의 급속한 진행으로 국내 인구가 정점에 도달하는 시점으로 예측되고 있는데 인구와 마찬가지로 성장률 역시 이때부터 미끄럼을 타는 셈이다. 눈길을 끄는 것은 정부가 이번 경제전망에서 총요소생산성(TFP) 성장률을 2006~2050년에 1.4%로 고정했다는 점. 총요소생산성이란 노동생산성ㆍ업무능력ㆍ기술도 등을 복합적으로 반영한 생산효율성 수치를 의미하는 것으로 정부 스스로 한국 경제가 동력을 잃고 있다고 분석한 것이다. 유병규 현대경제연구원 상무는 “총요소생산성이 변하지 않는다고 거꾸로 한국 경제가 성장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며 우려를 표명했다. ◇30~50년 뒤 우리 성장률은=연초 정부는 30~50년 중장기 경제전망 수립에 착수한다고 발표하면서 미래 잠재성장률 추정치를 제시한 바 있다. 연초안에 의하면 잠재성장률은 2006~2010년 4.8%, 2010~2020년 4.3%, 2020~2030년 3.1% 등이다. 또 2030~2040년 1.9%, 2040~2050년 1.0%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중장기 경제전망 TF에서 최종 확정된 중장기 잠재성장률은 2020년 이후부터는 3% 이하 성장률 시대를 예고하고 있다. 세부 내용을 보면 2006~2010년에는 4.9%(연초 4.8%), 2010~2020년에는 4.4%(연초 4.3%) 등으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2020~2030년은 2.9%(3.1%), 2030~2040년은 1.8%(1.9%)로 하향 조정했다. 즉 잠재성장률 3%대 추락 시점을 당초에는 2030년 이후로 예측했으나 최종안에서는 2020년 이후로 앞당겨진 것이다. ◇취업자도 2020년 이후부터 감소=세부 항목을 보면 취업자 수는 2020년까지는 0.4~0.7% 증가세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는 마이너스로 반전되는 것으로 예측했다. 취업자는 2020~2030년 -0.3%, 2030~2040년 -0.7%에 이어 2040년 이후에는 -0.8%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했다. 인적자본 성장률이 2006년부터 2030년까지는 0.6% 수준에 머물다 2030년 이후 단계적으로 추락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빠른 고학력화로 인적자본 성장도 한계에 봉착한다는 의미다. 눈길을 끄는 것은 공장ㆍ기계 등 물적자본의 경우 2020년 이후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한 뒤 2030년 이후에는 0.4~0.6%으로 인적자본보다 하락세가 가파르다는 점이다. 그만큼 기업들의 투자를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을 의미하는 셈이다. ◇총요소생산성 높이지 않으면 미래 없다=이번 전망 결과는 물적자본과 인적자본의 경제성장 기여를 앞으로는 기대할 수 없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준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물적ㆍ인적 자본의 한계 속에서 성장을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혁신ㆍ제도개선 등으로 총요소생산성이 향상되지 않으면 안된다”고 강조했다. 정부가 총요소생산성을 불변 수치로 삼은 데는 이에 대한 개선이 쉽지 않다는 점이 깔려 있다. 재경부의 한 관계자는 “TF 논의 결과 총요소생산성이 향상되기 쉽지 않을 것으로 봤다”고 설명했다. 그는 “2030년 이후 성장률이 1%대로 추락하나 경제 성숙화를 고려해볼 때 낮은 성장률로 볼 수 없다는 점은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설령 1%대 성장을 높게 봐도 총요소생산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이보다 더 낮은 성장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것이 경제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한편 이번 중장기 경제전망에는 통일에 소요될 비용 분석을 고려한 재정위험요인 분석 등도 담길 예정이다. 입력시간 : 2006/07/26 17: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