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쇼핑업계도 상품 직매입 바람

판매기간 짧아 재고부담 적고 마진율도 높아
생활용품서 구찌등 명품 브랜드로 확대 추세

최근 유통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상품 직매입 바람이 홈쇼핑업체에도 불고 있다. 주요 홈쇼핑 업체들은 직매입의 마진이 큰 만큼 생활용품을 시작으로 직매입 상품의 구색을 확대하는 추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CJ오쇼핑은 지난 5일부터 직매입한 필립스 제모기를 판매, 매 방송마다 매진 행진을 이어 가고 있다. 이 회사는 단품 구입시 보다 저렴한 2개 구성 특별패키지를 CJ오쇼핑 단독으로 선보여 좋은 반응을 얻고 있는 것. 회사측은 "제모기와 같은 시즌 상품의 경우 직매입으로 물량을 선점해 독점 판매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또 판매기간이 짧은 만큼 재고부담이 비교적 적은 것도 장점이다. 여기에 직매입을 통한 대량구매가 이뤄지는 만큼 상품 마진율도 높일 수 있다. 제품마다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직매입 때 제품 마진율 5% 정도 더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사가 지난해 10월부터 직매입해 판매 중인 이불정리용 압축팩 '매직슬림백'도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 회사 관계자는 "중간유통 과정을 줄여 시중에서 8만원에 판매되는 것을 4만~5만원대로 저렴하게 판매, 방송 때 마다 3,500세트가 팔려나갈 정도"라고 설명했다. 현대홈쇼핑은 구찌와 버버리 등 명품브랜드 제품의 직매입에도 나섰다. 홈쇼핑 MD(구매자)가 직접 이탈리아 등지를 방문해 해당 브랜드와 계약을 맺고 있는 편집숍에서 물건을 직접 구매해 온 것. 이 같은 방법으로 지난달 29일 클럽노블레스 명품 특별전 방송을 통해 판매한 구찌 뉴재키 레더백 등의 상품은 방송 10분만에 준비한 100여점이 모두 매진돼 3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오프라인보다 10% 가량 저렴한 가격에 매력을 느낀 소비자들은 방송이 끝난 후에도 다음 방송 일정을 묻는 등 높은 관심을 보였다고 회사측은 귀띔했다. 현대홈쇼핑은 이에 따라 오는 가을·겨울 시즌에 직매입 브랜드 비중을 더 높일 계획이다. 롯데홈쇼핑도 기존 제품의 조달 방식을 직매입으로 바꿔 큰 효과를 봤다. 겨울용 인기 아이템인 온열매트가 매번 충분한 물량이 없어 수요를 감당하지 못한 만큼 아예 협력사에 대금을 미리 지급하고 해당 회사의 물량 전체를 선점해둔 것. 이 방식으로 확보한'올시즌 온돌마루'는 지난 겨울 90억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는 직매입을 하지 않던 2008년에 비해 3배 이상 늘어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와 관련 "다른 업체와 차별화된 상품을 선보일 수 있는 만큼 현재 10% 미만인 홈쇼핑 직매입 비중은 점차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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