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액 연봉의 상징인 금융회사의 노조가 임금 7% 인상과 함께 경영참여까지 하도록 해달라고 회사 측에 요구했다.
김문호 금융노조위원장은 3일 가진 '2012년 산별 임단협 요구내용' 간담회에서 교섭목표 중 하나로 노조의 경영참여 보장안을 제시, 사외이사 및 감사위원을 선임할 때 노조에 추천권한을 부여하는 것과 임원추천위원회 등 임원선임 결정기구에 노조의 참여를 보장 받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노조의 경영참여를 대하는 시선은 곱지 않다. 노조의 경영참여가 직원복지 증진이라는 노조의 설립취지와 큰 연관성이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노조는 경영진을 감시하기 위해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말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노조원 복지를 늘리기 위해 경영에 참여하겠다고 보는 게 맞다"며 "전문성이 결여된 노조의 경영참여는 자칫하면 복지만 늘리는 폐단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직원들의 호응 여부도 미지수다. 국민은행 노조는 우리사주지분 0.35%를 확보해 사외이사 후보에 대한 주주제안서를 제출했지만 노조원들의 이탈로 결국 철회한 바 있다.
금융노조는 이밖에 이번 교섭에서 ▦임금 7.0%+α 인상을 비롯해 비정규직 임금을 정규직 인상률의 2배로 책정 ▦은행 영업시간 변경 ▦비정규직 채용금지 및 2015년까지 비정규직 제도 폐지 ▦정년 58세에서 60세로 연장 등을 요구하기로 했다.
금융노조가 주장하는 7% 인상률은 올해 한국은행이 발표한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 3.7%와 물가상승률 3.3%를 합한 수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