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정상회담 앞두고… 삼성·LG·SK등 관련 담당직원 배치등 잰걸음 정상회담 수행할 기업인 포함 여부에도 촉각 "변수많아 사업방안 구체화 어렵지만 예의주시"
입력 2007.08.09 19:02:38수정
2007.08.09 19:02:38
대기업 대북사업 다시 '만지작'
남북정상회담 앞두고… 삼성·LG·SK등 관련 담당직원 배치등 잰걸음정상회담 수행할 기업인 포함 여부에도 촉각"변수많아 사업방안 구체화 어렵지만 예의주시"
김현수 기자 hskim@sed.co.kr
남북정상회담 소식이 전해진 8일. 삼성 전략기획실은 곧바로 휴가 중인 이학수 부회장에게 대북사업의 현황 및 파장 등을 담은 분석자료를 보고했다.
삼성은 이날 별도의 회의를 열지는 않았지만 담당직원들이 시시각각 관련 소식을 챙기는 등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삼성 관계자는 "대북사업도 비즈니스 관점에서 접근한다는 게 원칙"이라며 "현재 대북사업 관련팀은 따로 없지만 향후 진행상황을 더 두고 봐야 하지 않겠냐"고 밝혔다.
주요 대기업들이 8ㆍ28 정상회담을 앞두고 사태추이를 예의주시하며 대북 관련 사업에 대한 전면적인 재검토에 착수했다. 물론 대외적인 변수가 워낙 많아 당장 실효성 있는 사업 방안을 내놓을 수 없지만 정상회담에 따른 상황변화에 뒤처져서는 안 된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기업들도 2차 정상회담인 만큼 어떤 형태로든 남북 화해무드에 힘을 보태야 하는 게 아니냐는 기류가 일고 있다"면서 "기업들의 움직임은 현재로서는 정중동이 아니겠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실제 삼성이나 LGㆍSK 등 주요 대기업들은 9일 고위경영진에 상황을 보고하고 대북사업 관련 담당직원을 배치하는 등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또 일부 기업들은 서랍 속에 묵혀 있던 대북서류를 다시 들여다보는가 하면 정상회담을 수행할 기업인 포함 여부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삼성은 삼성전자가 지난 2000년부터 평양 인근에서 브라운관 컬러TV와 오디오 등의 임가공 공장을 가동하고 있으며 삼성물산과 제일모직도 신사복ㆍ스웨터ㆍ재킷 등의 의류 임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또 조선콤퓨터와 소프트웨어 공동개발 센터를 설립해 2001년 남북합작 워드프로세서인 '통일 워드'를 개발하기도 했다.
삼성은 98년 당시 2008년까지 50억달러를 투자해 북한의 해주 또는 남포지역에 복합전자단지를 구성할 청사진을 가지고 있었지만 북핵 등 예측 불가능한 변수에 부딪혀 실현되지 않았다. 그룹 관계자는 "대북사업은 3통(통행ㆍ통관ㆍ통신)이 우선 자유로워야 하고 상호이익이 전제로 깔려야 한다"고 말했다.
LG도 남북정상회담이 경제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LG는 96년부터 평양 인근에서 연간 1만~2만대 생산규모의 컬러TV 임가공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0년 북한이 요청한 비료 및 합성수지 공장, LG전자가 주관하는 연산 20만대 규모의 TV 합영공장 설립을 검토했지만 구체화되지는 않았다.
SK는 대북 중유사업 지원사업을 맡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대북사업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2005년 SK경제연구소에서 자원(석탄ㆍ철광석 등) 개발사업과 시베리아 가스전 개발에 따른 수송관 등 대북 관련 사업검토를 진행했지만 구체화되지 않았다.
이동통신사업의 경우 SK텔레콤이 2002년께 CDMA망을 북한에 구축하는 방안을 검토했고 올 6월에는 비동기식 3세대(G) 서비스인 '3G+'를 이용한 남북 이산가족 화상상봉도 검토했지만 남북장관급 회담이 성과 없이 끝나면서 흐지부지됐다. 특히 미국의 적성국가 수출금지 조항에 묶여 이동통신 분야 협력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업계에서는 남북정상회담 성과에 따라 미국의 대북규제가 완화될 경우 SK텔레콤이 대북 사업의 가능성을 재검토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입력시간 : 2007/08/09 1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