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주식시장 주도주 세대교체, 산업구조변화 예고하나

모바일·인터넷 산업이 국내 주식시장의 주도주로 떠오르고 있다. 증권정보 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이들 업종의 시가총액은 2012년 말 33조2,561억원에서 현재 53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인터넷서비스, IT서비스, 게임 소프트웨어, 일반 소프트웨어 등에 속하는 107개 종목의 시총 합계다. 카카오와 다음의 합병이 마무리되는 올 하반기에는 최대 60조원 이상으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주도주였던 조선의 32조원대, 건설의 39조원대는 물론 화학업종의 51조원대를 웃돈다. 중후장대와 경박단소로 대변되던 증시 주도주가 모바일·인터넷으로 넘어가는 추세가 완연하다.

영업이익률만 놓고 보면 증시 주도주 교체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게임 업계 1, 2위인 넥슨코리아와 엔씨소프트의 지난해 영업이익률은 각각 51.0%, 27.1%에 달했다. 네이버도 22.7%였다. 반면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5.7%, 그 중에서도 조선과 건설업은 각각 -0.1%, -1.2%로 급전직하했다. 저성장 기조 속에 경제정책의 방점이 내수부양에 찍히면서 대규모 설비투자를 수반하는 제조업이 이익을 내기 힘들어진 데 따른 것이다. 증시 주도주 변화는 우리나라 산업구조의 중심축이 이른바 굴뚝 산업에서 모바일·인터넷 산업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음을 방증한다.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미국·중국 등 세계적인 흐름이기도 하다.

그렇다고 제조업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모바일·인터넷 산업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지만 일자리 창출에서는 제조업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다. 현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제조업 일자리가 하나 생기면 다른 산업에 2.4개가 새로 만들어진다. 전후방 연관효과 면에서 인터넷·모바일이 따라오기 힘든 장점이다. 독일이나 일본 경제가 버티는 이유도 탄탄한 제조업에 있다. 글로벌 신성장 산업인 모바일·인터넷 부문에 대한 꾸준한 투자와 더불어 제조업에도 활력을 불어넣는 정책조합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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