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권업계 '매도' 보고서 2년만에 등장

'금호타이어·다음등 실적악화" 투자의견 하향

증권업계에서 특정 기업의 주식을 팔라는 ‘매도’ 보고서가 2년여 만에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삼성증권은 19일 “금호타이어가 오는 2011년까지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장부가치 악화가 불가피하다”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메리츠증권도 지난 4일 “다음의 올 1ㆍ4분기 실적이 어닝쇼크를 기록한데다 시장 컨센서스에 훨씬 못 미치는 회사 측의 올해 영업실적 목표를 감안할 때 이익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하는 게 불가피하다”며 투자의견을 매도로 낮췄다. 증권사에서 공식적인 매도 리포트가 나온 것은 2007년 3월 이후 처음이다. 그러나 ‘비중축소(reduce, underweight)’ ‘시장수익률 하회(underperform)’ 등도 사실상 매도의견으로 볼 수 있다. 증권사에 따라 3ㆍ4ㆍ5단계로 투자의견을 구분하면서 ‘매도(sell)’라는 의견 자체가 없는 경우도 많다. 비중축소나 시장수익률 하회가 가장 부정적인 투자의견으로 사실상 ‘매도’의 우회적인 표현인 셈이다. 이처럼 사실상의 매도 의견까지 합치더라도 지난해에는 총 12건의 부정적 의견 밖에 나오지 않았다. 올 들어서는 매도의견 두건을 포함, 총 18건의 부정적 전망이 나와 있다. 그러나 전체 발간 리포트 중에서 이처럼 부정적 전망이 차지하는 비중은 미미하다. 2001년만해도 전체 리포트 중 17.31%에 달하는 리포트가 매도 혹은 비중축소로 투자의견을 제시했었으나 이 비중은 갈수록 낮아져 증시가 급락한 지난해에는 0.03%에 불과했다. 증권업계의 한 관계자는 “그나마 최근 들어 애널리스트들 사이에 자성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지만 여전히 매도 의견 보고서는 극소수”라며 “이는 증권사 영업에서 기관투자가의 영향력이 커지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가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는 기관의 눈치를 보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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