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천 둑 붕괴, 설계변경 때문"

양창호 서울시의원 주장

중부지방 집중호우 당시 무너진 안양천 둑은 설계변경 때문에 붕괴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서울시의회 재해특별위원회 양창호 의원은 1일 안양천 둑 붕괴 현장의 작업 계획도와 서울시 지하철건설본부, 영등포구청 등의 공문을 입수,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에 따르면 지하철 9호선 공사와 관련한 ‘안양천 4단계 구간 작업 계획도’에는 9호선 907공구의 안양천 둑 경사면에 올해 5월 5일까지 누수현상 등을 막기 위해 콘크리트가 타설되도록 돼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계획도에 명시된 콘크리트 공사는 이뤄지지 않았으며, 한 달 뒤인 6월 7일 영등포구가 장마철 사고를 우려해 지하철건설본부에 둑의 원상 복구를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지하철건설본부측이 이틀 뒤인 6월9일 공사 책임감리자에 영등포구청측의 원상복구 요구를 전달하면서 ‘콘크리트 타설’ 대신 ‘호안블록 복구’를 하도록 지시했다고 양 의원은 주장했다. 양 의원은 “호안블록은 둑이 탄탄할 때 설치하는 것으로 콘크리트를 호안블록으로 대체하면 붕괴나 누수 등의 위험이 커지는데도 이처럼 작업계획서와 다른 지시가 내려갔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지하철건설본부 관계자는 “설계 변경을 한 것은 맞지만 시공사 및 감리사와 협의를 거쳐 결정했다”면서 “한강 둑은 물론 안양천 다른 구간 역시 모두 호안블록으로 시공됐으며 호안블록으로 시공해 둑이 터졌다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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