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中·日 바둑영웅전] 후배들이 쫓아오다

제1보(1~18)

[韓·中·日 바둑영웅전] 후배들이 쫓아오다 제1보(1~18) 노승일ㆍ바둑평론가 웬만해서는 실의에 빠지는 일이 없는 창하오지만 삼성화재배에서 또 준우승에 그치자 한동안 슬럼프를 겪어야 했다. 2대2로 팽팽히 맞섰던 명인전 도전5번기에서는 최종국을 패하여 마샤오춘의 13년 연속우승을 허용했고 뒤이어 벌어진 천원전 3번기에서는 도전자 황이중5단에게 두 판을 내리 패하였다. 계속해서 후지쯔배 본선에 출전했지만 1회전에서 일본의 고바야시 사토루에게 고배를 마시고 말았다. 중국의 타이틀 판도는 많이 변했지만 여전히 랭킹1위는 창하오였다. 그러나 어느덧 그도 후배들에게 쫓기는 입장이 되어 있었다. 26세가 된 창하오를 위협하는 가장 강력한 후배는 21세의 황이중과 20세의 콩지에(孔杰)와 19세의 구리(古力)였다. 황이중은 천원, 콩지에는 전국개인전, 구리는 신인왕전에서 각각 우승하여 기세를 뽐내고 있었다. 후지쯔배 8강에 오른 적이 있는 20세의 궈준(邱峻)도 높은 승률을 자랑하는 신예였다. 2002년 봄에 창하오에게 남은 타이틀은 러바이스배와 NEC배뿐이었다. 마샤오춘이 명인과 CCTV배를, 위빈이 기성과 기왕을 각각 보유하고 있었다. 랭킹1위를 공고히 하려면 국제대회 우승이나 상위 입상이 절실하게 요구되는 창하오였다.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은 창하오로서는 정말로 놓치지 싫은 야심의 무대였는데…. 2002년 4월 30일. 서울 인터컨티넨탈 호텔. 제7회 LG배 세계기왕전 본선1차전이 열렸다. 1차전을 부전승으로 건너뛰게 된 창하오는 종일 구경만 했는데 1차전의 8판 대국 가운데서 그의 눈길을 끈 판은 일본의 고바야시 고이치와 맞붙은 한국의 원성진4단이었다. 파괴력 있는 펀치로 노장 고바야시를 일방적으로 몰아붙여 쾌승을 거둔 이 소년은 이직 만17세도 되지 않았다고 했다. 입력시간 : 2005/11/21 15: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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